지난해 하루 평균 사업자 2491명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작년보다 15.1%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창업자 수는 2002년 이후 최고치인 122만6443명이었다. 자영업 창업에 활발히 뛰어들었다가, 치열한 경쟁 속에 결국 문을 닫는 사업자가 그만큼 많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2일 국세청의 ‘2017 국세통계 1차 조기공개’ 자료를 보면, 지난해 폐업자 수는 90만9202명으로 전년(79만50명)보다 15.1%나 늘어났다. 지난해 창업자 수는 122만6443명으로 1년 전(119만1009명)보다 3% 늘어 통계가 작성된 2002년 이후 역대 두번째로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특히, 주로 자영업자인 개인사업자들의 폐업이 크게 늘었다. 개인사업자 폐업자 수는 지난해 83만9602명으로 집계돼 1년 전(73만9420명)보다 10만182명(13.5%) 늘었다. 2011년 이후 5년 만에 최고치다. 개인 창업자 수는 지난해 110만726명을 기록했지만, 1년 전에 견줘보면 3만2413명(3%) 정도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개인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창업보다 폐업이 훨씬 더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은퇴를 맞은 베이비붐 세대를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소규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폐업에 이르게 된 것으로 해석된다.
어려운 자영업 사정은 세금을 내지 못하는 사업자 수에서도 드러난다. 규모가 영세한 간이과세자 가운데 매출이 과세표준인 2400만원보다 적어 부가가치세를 내지 못한 사업자는 120만8448명으로 집계됐다. 총 사업자(688만6938명) 다섯 명 가운데 한 명꼴이다.
창업과 폐업을 반복하며 매출액이 과세표준에도 못 미친 자영업자가 늘어난 반면, 상속·증여 재산은 크게 늘었다. 지난해 상속재산가액 총액은 14조6636억원으로 전년보다 11.2%나 증가했다. 증여재산가액도 18조2082억원으로 19.1% 늘었다. 모두 사상 최대치다. 특히 상속재산이 50억원을 넘는 피상속인은 449명으로 전체의 7.2%였지만, 이들의 상속액수는 6조177억원으로 전체 상속가액의 41%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근로소득세는 31조9740억원으로 전년보다 13.7% 증가하며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월급쟁이’의 세금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전체 소득세도 70조1194억원으로 70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국세청 세수는 233조32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25조1676억원(12.1%)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소득세가 가장 많았고 부가세(61조8282억원), 법인세(52조1154억원) 차례였다.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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