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순창에서도 AI 발생, 9일 전북서만 6건 추가
면적 대비 밀집도 전국 최고, 전국 평균의 2.7배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조류인플루엔자(AI)중앙사고수습본부에서 직원들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가금농장 밀집도가 전국 최고 수준인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일 전북 순창에서도 에이아이가 추가로 발생했다고 밝혔다. 순창 외에 임실, 군산, 완주 등 전북에서만 이날 6건이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 2일 제주에서 처음으로 에이아이 감염 의심 신고가 접수된 이후 최초 감염원으로 지목된 군산 인근의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에이아이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몇년 동안 국내에서 에이아이가 창궐할 때마다 전북 지역은 매번 에이아이 중심지가 돼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전북 지역이 닭, 오리 등 가금 농장이 가장 많이 몰려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통계청이 3월 기준으로 발표한 ‘가축동향조사’ 자료를 보면 닭 300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가는 전국 2575곳이고, 이중 20.3%인 523곳이 전북에 몰려 있다. 17개 광역 시·도 중 가장 많은 닭 농장이 몰려 있는 것이다. 오리의 경우에도 2000마리 이상 사육하는 전국 농가 390곳 중 124곳(31.8%)이 몰려 있어 전남(188곳)에 이어 두번째로 많다. 면적 대비 밀집도로 봐도 전국 평균으로는 33.8㎢당 1곳에 닭·오리 등 가금농장이 있는 데 견줘, 전북지역은 두배 이상인 12.5㎢당 농장 1곳이 있다.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소규모 농가까지 감안하면 밀집도는 이보다 수십배 높아진다는 것이 농림부 쪽 설명이다.
전북지역과 함께 전남, 충남으로 이어지는 ‘서해안 벨트’는 닭 농가의 76%, 오리 농가의 90%가 밀집해 있는 에이아이 위험지역이다. 게다가 서해안 벨트는 철새 도래지가 많아 에이아이 발생 가능성이 더 높다. 농림부는 지난 4월 ‘에이아이 방역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밀집 지역 농가를 이전하는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농가의 반발 등으로 인해 본격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