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바이러스가 강력하고 빠르게 번지면서 ‘밀집 사육’을 하는 산란계(알 낳는 닭)가 입은 타격이 가장 컸다. 달걀값은 치솟고 있으며, 미국산 달걀이 곧 수입되지만 가격 오름세를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9일 농림축산식품부 자료를 보면, 에이아이 발생 55일째를 기준으로 닭·오리 3123만마리가 살처분됐다. 산란계가 2300만마리(73.6%)로 가장 피해가 컸다. 전체 사육 대비 32.9%의 닭이 사라졌다. 달걀 수급이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농림부 관계자는 “산란계 생산 기반을 되찾는 데는 6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자료를 보면, 이날 달걀 한 판(30알)의 평균 소비자가격은 9142원까지 올랐다. 한 달 전(5814원)보다 57.2%가 상승했다. 이미 1만원을 넘는 지역도 꽤 된다. 달걀값은 계속 상승세를 보이는데, 달걀 소비가 많은 설까지 다가오면서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미국산 달걀 수입이 확정됐다고 밝혔다. 미국산 신선란 164만개가 항공기를 통해 이번주 안에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값은 민간업체의 판매 전략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겠지만, 대체로 국내 가격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하루에 달걀 소비량이 4300만개가량 되는데, 달걀값이 싸지도 않은데다 164만개 수입으로는 달걀 문제를 해결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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