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새 떠나면 AI 상황 종료되는데
접종 결정해도 내년 4월 가능
“인체감염 위험 커져” 우려도 여전
접종 결정해도 내년 4월 가능
“인체감염 위험 커져” 우려도 여전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하는 가운데 방역당국이 향후 ‘H5N6형’이 재발할 때를 대비해 백신을 만들 수 있는 ‘항원뱅크’ 구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백신 개발 시기와 방역의 실효성 등을 살폈을 때 올 겨울 백신 사용은 어려울 전망이다. 백신 접종의 효용에 대한 논란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긴급 상황에 대비해 백신 완제품을 만들 수 있는 항원뱅크 구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항원뱅크가 만들어지면 접종 결정이 날 경우 2주 만에 백신 제조가 가능하다. 비용은 마리당 60원 정도로 추산된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H5N6형은 이번에 유입됐기 때문에 백신 접종이 결정되더라도 최소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며 “당장 접종 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4월 이후가 되는데, 역대 에이아이 상황을 보면 겨울 철새가 한반도를 떠나면 에이아이 상황도 종료된다”고 설명했다. 김용상 농림축산식품부 방역관리과장 역시 “현 시점에서 백신 접종 여부는 공식적으로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실제 에이아이 백신 접종은 걸림돌이 많다. 세계동물기구(OIE) 기준으로 에이아이 바이러스 단백질인 ‘H’는 최대 18가지, ‘N’은 최대 11가지가 있다. 이론상으로 총 198가지의 에이아이 바이러스가 조합될 수 있다. 구제역은 바이러스 종류가 7가지에 불과해 백신이 모두 개발됐지만, 에이아이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방역당국은 에이아이 백신 접종으로 오히려 인체 감염 위험이 커진다는 지적도 있다 보니 백신 접종을 꺼리고 있다. 박 본부장은 “백신의 단점 중 하나가 새로운 바이러스 변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이어서 축산 선진국들은 인체 감염 위험을 우려해 백신 접종을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백신을 접종한다고 해서 100% 항체가 생기는 게 아니므로 오히려 역효과를 낼 것이란 의견도 있다.
현재 닭·오리 살처분은 완료된 것이 1790만5천마리, 201만4천마리가 진행 중이다. 살처분 대상이 1991만9천마리로 2000만마리에 달했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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