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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계란 파동’ 현실화 국면

등록 2016-12-19 20:30수정 2016-12-20 08:20

롯데마트 계란값 10% 올려
한달 새 소매가격 22% 뛰어
가격 인상 지속에 사재기 조짐도
빵·과자값도 연쇄 인상 일어나나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3주째 계란값이 뛰고 일부 유통업체는 단번에 10%를 인상하면서 ‘계란 파동’이 현실화하고 있다. 정부는 방역을 위해 계란 반출 제한을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가격 급등을 우려해 계란 수입도 검토하고 나섰다.

롯데마트는 20일부터 계란 판매가를 10%가량 올리고 판매 수량도 제한한다고 19일 밝혔다. ‘롯데마트 행복생생란(특란)’ 한 판(30알)은 현재 6800원에서 7000원대 중반까지 뛸 것으로 보인다. 30알짜리는 ‘1인 1판’만 살 수 있게 된다.

앞서 이마트와 홈플러스는 두 주에 걸쳐 5~6%씩 값을 올렸다. 이마트는 “구체적으로 추가 인상을 검토하지는 않지만 수급 등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마트는 창고형 매장 트레이더스에서 8일부터 ‘1인 1판’ 판매 제한을 시행 중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소매가격 정보를 보면, 19일 특란(중품) 30개 한 판 가격은 평균 6605원으로 1주일 전(5954원)보다 11% 올랐다. 한 달 전보다는 22.1%나 뛰었다. 일부 매장은 8000원을 넘기기도 했다.

더 큰 문제는 상승세가 당분간 꺾이기 어려워 보인다는 점이다. 상황이 계속 악화하면 한 판에 1만원에 이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탓에 사재기 움직임까지 일고 있다. 이마트는 12월 들어 계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고 밝혔다. 최근 저녁 때 대형매장을 가면 계란 판매코너가 빈 것을 드물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반출 금지를 강화한 것도 가격을 더 밀어 올릴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이번주 내로 에이아이 발생 농장 반지름 3㎞ 방역대에 있는 모든 농장으로부터 계란 반출을 1주일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운반차량이 농가를 수시로 드나드는 게 에이아이 확산의 주범 역할을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전국 계란 운반차량은 1900여대다. 적용 대상 방역대는 경기 22개, 충남 6개 등 35개다. 다만 보관 장소 부족 등 부득이한 사유로 지방자치단체의 반출 요청이 있으면 차량 사전검사 등을 거쳐 반출을 허용할 방침이다. 김경규 농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운반차량은 모든 단계에서 바이러스를 옮길 위험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계란은 일주일 정도 보관하더라도 신선도에 큰 문제가 없고, 방역대 내 농가가 전체 유통량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크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계란 대란’이 가시화하자 번식용 산란종계뿐 아니라 알을 낳는 산란 실용계도 수입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항공운송비 지원 등을 통해 계란 수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준원 농식품부 차관은 “미국·캐나다·스페인·호주·뉴질랜드 등에서 수입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에이아이 확산 정도와 수급 상황 등을 고려해 수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인접한 중국·일본 등은 에이아이 발생국이어서 수입이 불가능하다.

유통업계는 계란값이 정상화까지는 적어도 대여섯 달은 걸릴 것이라고 내다본다. 도살처분으로 마릿수가 급락한 산란계(알을 낳는 닭) 숫자가 다시 늘고 산란이 가능할 만큼 성장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계란을 사용하는 가공식품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하루에 사용하는 달걀만 60t에 이르는데,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김은형 김소연 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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