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다음달부터 이코노미석 중 공간이 넓은 앞좌석을 2만~10만원의 추가 요금을 받고 판매하기로 했다. 저비용항공사(LCC)나 외국항공사 등과 치열한 경쟁 속에서 수익성 확대를 꾀하려는 조처인데, 소비자 부담 확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21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새달 1일부터 국제선 전체 노선에서 이코노미석의 맨 앞좌석에 한해 ‘선호좌석 유료배정 서비스’를 시작한다. 공간이 넓은 앞좌석을 이용하려면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는 뜻이다. 국적 대형항공사가 유료배정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상구 앞좌석은 안전상 이유로 제외한다.
추가 요금은 편도 기준으로 일본·중국·동북아시아 2만원, 동남아시아 4만원, 서남아시아 6만원, 미주·유럽·시드니 10만원이다. 내년 3월31일까지는 50% 특별할인이 적용돼 구간별로 절반만 추가로 내면 된다. 이 서비스는 아시아나항공이 직접 운항하는 항공편에서만 제공하며 코드셰어(공동운항) 항공편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항공권 가격이 낮은 저비용항공사들은 이미 앞좌석뿐 아니라 비상구 좌석까지 별도 요금을 받고 판매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델타항공, 싱가포르항공, 루프트한자 등 외항사들이 이미 많이 시행 중인 제도”라며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수익성을 확대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료배정 서비스는 글로벌 대형 항공사들 사이에서도 수익화 방안으로 점차 확산하는 추세다. 그러나 앞좌석이 노약자나 장애인, 임산부 등 교통약자를 위주로 제공하던 것인 만큼 이들에 대한 배려가 사라지고 소비자 부담만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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