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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트럼프 쇼크, 세계무역에 카운터펀치 될까

등록 2016-11-15 19:53수정 2016-11-15 21:13

IMF·WTO 잇달아 보고서에서 보호무역주의 우려
세계무역 성장 정체 속, 미국 무역액은 감소 폭 커져
세계무역기구(WTO)는 지난 10일 낸 보고서에서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각국 정부의 무역 규제 정책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세계무역기구 회원국들은 세계 경제의 퇴보를 가져오는 수입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날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선 승리를 미리 예측하고 준비한 듯한 내용이었다.

‘반세계화’ 성향을 보여온 트럼프가 4년간 ‘세계의 소비시장인’ 미국의 행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그렇잖아도 휘청거리는 세계무역이 큰 도전을 만났다. 미국 의회는 최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비준 절차의 중단을 선언해 이런 우려를 현실로 연결시켰다. 1990년대에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면서 세계화의 물결을 일으켰는데, 나프타를 거세게 공격한 트럼프가 클린턴 전 대통령의 아내인 힐러리를 꺾은 것은 세계화가 직면한 역류를 상징하는 셈이다.

세계무역은 액수와 물량 모두 2012년부터 지금까지 정체 상태다. 세계무역액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전년도에 비해 22.6% 하락했으나 다음해 곧바로 21.6% 성장해 예전 규모를 회복했다. 그러나 2012년 이후 매우 저조한 성장을 보이다 지난해에는 -4.6% 성장을 기록했다. 올해도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날 낸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세계무역의 성장은 경제 성장에 비춰 2012년 이후 계속 뒤처졌다”고 분석했다. 1985~2007년 세계무역량 증가율은 세계 총생산(GDP) 증가율의 두 배였다. 그러나 지금은 세계 총생산이 1% 증가할 때 무역은 0.7% 성장에 그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 분석을 보면, 2012~2015년 무역 성장률의 퇴보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리지 않았다.

세계무역 정체의 기저에는 투자 감소와 함께 ‘정책 요소’가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이 많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보고서에서 “무역자유화의 둔화와 최근 나타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정책수단들이 세계무역을 정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무역기구는 2008년 이후 각국이 도입한 무역 규제가 2100건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했다. 그 중에서도 최대 수입국이자 소비시장인 미국이 수입장벽을 높이는 것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수출 주도형’ 경제에는 더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수출입액은 지난해 2000억달러 감소한 데 이어 올해도 9월까지 전년 같은 기간에 견줘 4700억달러(약 548조원) 감소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는 동안 무역액이 감소한 것은 2차대전 이래 처음이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에서도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15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한미경제연구소가 개최한 ‘미국 신행정부의 외교·안보·통상정책 전망 세미나’에서는 한-미 통상 전문가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해 우려 섞인 전망을 내놨다. 클라우드 바필드 미국기업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퓨연구소 등이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 등을 볼 때 미국인 다수는 여전히 자유무역협정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당선자가 1차대전 당시의 적성국교역법 등 다양한 통상법을 발동해 무역제재 조처를 시행할 가능성도 있다”며 “공화당이 다수당인 의회의 리더십이 향후 미국의 통상정책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 갈등을 빚으면 두 국가 사이에 낀 한국도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긴급 태스크포스 구성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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