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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전자·현대차 위기의 진짜 원인은?

등록 2016-10-28 21:12수정 2016-10-28 22:0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과 대화를 나누며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6월1일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제26회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한 뒤 손병두 호암재단 이사장과 대화를 나누며 퇴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곽정수 경제에디터석 산업팀 선임기자 jskwak@hani.co.kr

한국 기업의 양대 축인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의 3분기 실적이 ‘어닝쇼크’ 수준이다. 두 회사의 매출 합계는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영업이익 합계는 30% 급감해 더 심각하다. 성장엔진들이 꺼져가는 한국 경제의 현주소를 보는 듯하다.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직접적 원인은 갤럭시노트7 불량 사태다. 현대차는 자동차시장 수요가 줄어든데다 노사갈등까지 겹쳤다. 하지만 두 회사의 근본 위기요인은 다른 곳에 있다는 지적도 많다. 그것이 무엇일까?

삼성전자는 27일 임시주총에서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뽑았다. 이 부회장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뒤 실질적인 총수 구실을 하고 있는데, 이를 공식화한 의미가 크다. 언론들은 ‘제이와이(JY·이재용)의 뉴삼성시대 개막’이라며 대서특필했다. 하지만 정작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후계자’인 이 부회장이 주총에 직접 나와 현 위기를 진단하고 위기 타개 해법을 제시해 분명한 리더십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가 산산이 깨졌기 때문이다.

프랑스 신문 <르몽드>의 필리프 메스메르 특파원은 “선진국 기업은 큰 위기를 맞았을 때 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선다”며 “도요타의 아키오 사장은 실적 발표도 직접 한다”고 말했다. 도요타 창업가문 출신인 아키오 사장은 2010년 리콜사태로 위기에 처한 회사를 살려내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삼성에서 30년간 일한 한 간부는 “이 부회장이 아직 리더십을 발휘할 자신이 없거나 ‘후계자’ 준비가 안 됐다는 신호로 시장에 비칠까봐 걱정”이라며 “제품 단종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 이건희 회장이라면 이렇게 넘어갔겠느냐”고 말했다. 최근 삼성 사령탑인 미래전략실이 예전 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것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삼성의 한 임원은 현 상황을 “리더십을 안 보이는 후계자와, 옛 총수의 가신들로 채워진 컨트롤타워의 어정쩡한 동거 체제”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도 정몽구 회장에 대한 우려가 부쩍 늘었다. 정 회장은 특유의 ‘뚝심경영’으로 현대기아차를 세계 자동차업계 5위로 끌어올린 주역이다. 하지만 팔순을 코앞에 둔 정 회장도 세월 앞에서는 어쩔 수 없는 듯하다. 그룹의 한 임원은 “최근에도 주요 글로벌 생산판매 거점을 직접 찾을 정도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건강이나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말했다. 현대차가 위기상황에서 새로운 도전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현상유지에 급급한 것처럼 안팎에 비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많다. 아들 정의선 부회장의 ‘후계자’ 역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면 경영승계 작업을 좀더 서둘 필요가 있는데도, 아무도 감히 정 회장에게 직언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롯데는 연로한 총수가 승계를 미루다가 비극을 맞은 대표 사례다. 롯데 임원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정신이 맑았을 때 승계문제를 정리했다면 형제간 골육상쟁은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단순비교는 어렵겠으나, 아키히토 일왕이 8월에 “신체쇠약으로 인해 왕의 책무를 다하는 게 어려워졌다”며 200년 만에 처음으로 생전퇴위 뜻을 밝힌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후계자’의 리더십이 불분명하거나, 총수가 연로했는데도 승계가 마냥 늦어지는 것은 모두 재벌의 ‘경영승계 리스크’다. 경제개혁연대의 김상조 소장은 “삼성과 현대차 위기의 근본은 승계 과정에서 그룹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후진적 지배구조”라며 “2세에서 3세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있는 대다수 다른 재벌들도 비슷하다”고 말礫다. 주력사업의 경쟁력 상실로 인한 ‘사업 리스크’와 ‘승계 리스크’라는 ‘이중의 덫’에 빠진 한국 재벌은 어떻게 위기를 벗어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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