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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1조2천억 유상증자 거쳐 연내 상장…바이오로직스 ‘이재용 삼성’ 핵으로

등록 2016-10-03 22:07

제약업체 위탁 의약품 생산업체
모기업 물산 1대주주가 이 부회장
투자·제품인증 진입장벽 만만찮아
경영능력 검증받는 무대 구실할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경영권 승계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과 유상증자가 핵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물산은 지난달 30일 주식시장 마감 뒤 낸 공시에서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1조2000억원 규모(희망공모가 최하 기준)의 유상증자를 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상장심사위원회를 열어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승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연내 상장을 위한 절차가 착착 진행되는 모양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의 신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바이오 분야 기업으로 제약사로부터 제조를 위탁받은 의약품 생산을 전문으로 한다. 현재 18만 규모의 생산 능력을 갖췄으며, 지난해 말 인천 송도에 제3공장(18만 규모)을 짓기 시작했다. 경쟁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인 론자(26만), 베링거인겔하임(24만) 등을 웃도는 세계 최대 생산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유상증자 자금 가운데 7800억원을 시설자금으로 투자하겠다고 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투자를 바탕으로 2020년 1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면, ‘새 비전’을 보여줘야 할 이재용 부회장은 힘을 얻게 된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회사인 삼성물산의 대주주는 이 부회장이다. 바이오 사업이 성공한다면 이 부회장이 그룹의 신성장 동력도 잘 끌고 갈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경영 능력을 검증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사업은 이 부회장에게는 여러 면에서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사업은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초기 투자에 많은 자금이 필요하고 제품 인증에 시간이 걸려 진입장벽이 적지 않은 산업으로 꼽힌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반도체 사업에 성공하면서 경영자로서 확고한 지위를 굳힌 것처럼, 이 부회장이 이 사업에서 진입장벽을 뚫고 성공한다면 그의 입지도 탄탄해질 수 있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상장은 지분 52%를 보유한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도 높인다. 삼성그룹의 지배구조를 보면,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17.1%)인 삼성물산은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4.2%)와 삼성생명(19.3%)의 지분을 가지고 다른 계열사들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삼성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한 것도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뿐만 아니라 삼성물산의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바이오로직스 상장은 삼성물산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마지막 카드다. 현재 시장에서 언급되는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대로 진행되려면 삼성물산의 주가가 높은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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