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배숙 의원 공개…원가는 가정용, 판매가는 상업용이 높아
산업용은 원가, 판매가 모두 낮고 원가 회수율도 100% 넘어
산정 과정은 공개 안해 종별 가격의 적정성은 여전히 의문
산업용은 원가, 판매가 모두 낮고 원가 회수율도 100% 넘어
산정 과정은 공개 안해 종별 가격의 적정성은 여전히 의문
한전이 그동안 공개 요구가 계속돼온 전력 종별 원가와 원가 회수율을 공개했다. 그러나 주택용 원가가 산업용 원가보다 훨씬 더 높은 데다 종별 원가의 산정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의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27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조배숙 의원(국민의당)이 한전에서 받은 ‘2011~2014년 (추정) 종별 판매단가/원가/원가회수율’ 자료를 보면, 2014년 가장 원가가 높은 전력은 주택용으로 1킬로와트시(㎾h)에 144.3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농사용 132.2원, 교육용 125.4원, 일반용(상업용) 124.6원, 가로등 124.5원, 산업용 104.8원, 심야 88.1원 순서였다.
주택용 전력은 판매가가 125.1원으로 상업용 다음으로 높았지만, 원가가 워낙 높이 책정돼 있어 원가 회수율이 90%에도 이르지 못했다. 주택용 전력의 원가 회수율은 2011년 88.3%, 2012년 85.4%, 2013년 89.6% 등이었다. 한전은 “주택용은 배전 시설에 비용이 많이 들어 원가가 높게 산정됐다”고 설명했다.
전력 가운데 가장 판매가가 비싼 전력은 상업용으로 2014년 1킬로와트시에 129.8원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주택용 125.1원, 교육용 114.2원, 가로등 113.4원, 산업용 106.8원, 심야 67.3원, 농사용 47.3원이었다.
상업용은 원가가 124.6원으로 책정돼 원가 회수율(104.2%)도 모든 전력 가운데 가장 높았다. 상업용의 원가 회수율은 2011년 92.6%, 2012년 92.7%, 2013년 99.7%로 100%에 미치지 못했으나, 2011년 이후 판매가를 꾸준히 올려 2014년 100%를 넘었다.
저가 논란이 많았던 산업용 전력의 원가는 1킬로와트시에 104.8원으로 종별 전력 가운데 심야용 다음으로 낮았다. 그러나 판매가도 106.8원으로 농사용, 심야 다음으로 낮아서 원가 회수율은 101.9%였다. 산업용은 2011년만 해도 원가 회수율이 87.5%로 매우 낮았으나, 판매가를 꾸준히 올려 2014년 처음으로 원가 회수율이 100%를 넘었다. 산업용 원가가 낮은 이유에 대해 한전은 “산업용은 주택용이나 일반용보다 배전 비용이 적게 든다”고 설명했다.
원가 회수율은 상업용이 104.2%로 가장 높았고, 산업용 101.9%, 교육용 91.1%, 가로등 91.0%, 주택용 86.7%, 심야 76.4%, 농사용 35.8% 순서였다.
그러나 한전이 공개한 전력 종별 원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많다. 종별 전력 원가가 소비자별로 실제 비용에 따라 산정되는 것이 아니라, 각 종별 특성에 따라 일괄적인 기준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3년 감사원이 전기요금의 총괄 원가를 부적정하게 산정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조배숙 의원은 “한전이 종별 원가를 공개했지만, 이 원가가 산정된 과정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번에 누진제 등 전기요금을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해서는 산정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전은 “종별 원가는 총괄 원가에서 배분되며, 종별 전력의 기여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여도는 시간대별 사용량과 배전 비용 등으로 결정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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