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월1일 오후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중구 순화동 호암아트홀에 들어서고 있다. 이틀 전인 5월30일 서울고법은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문제가 있었다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한겨레 박종식 기자
그룹 경영권 승계 공식 수순
삼성 “경영자 역량 보여줬다”
삼성 “경영자 역량 보여줬다”
삼성전자가 12일 이사회를 열어 이재용 부회장을 등기이사로 선임하기로 결정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아들 이재용 부회장은 그동안 사내이사 직을 수행하고 있지 않아 경영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삼성전자는 이날 “급변하는 IT산업 환경 속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등 장기적 안목을 바탕으로 한 전략적인 의사결정이 중요해지고 있어, 이재용 부회장이 이사회 일원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을 시기가 되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사회 역시 “이재용 부회장이 COO(최고운영책임자)로서 수년간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을 쌓았으며, 이건희 회장 와병 2년 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실적 반등, 사업재편 등을 원만히 이끌며 경영자로서의 역량과 자질을 충분히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삼성그룹은 2014년 이건희 회장이 쓰러져 병원에 입원한 뒤 차근차근 경영권 승계를 밟아왔다. 삼성이 운영하는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에 이재용 부회장이 취임한 데 이어,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 등기이사까지 맡게 되면서 경영권 승계가 공식화되는 단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가 주력 신상품인 갤럭시노트7의 불량 문제로 위기에 봉착한 것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재용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서 위기를 돌파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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