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전기 판매량과 판매수입 비중을 비교한 결과, 지난해 한국전력은 가정용은 10%가량 비싸게 산업용은 4%가량 싸게 판 것으로 분석됐다.
16일 한전의 ‘2015년 계약 종별 판매 실적’ 자료를 보면, 가정용 판매량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3.6%였으나 판매수입 비중은 15.0%로 나타났다. 전체 판매량에 같은 가격을 적용해야 한다는 가정을 전제로 두 비중의 차이를 계산해 보면 가정용은 10.3%만큼 더 비싸게 팔았다는 뜻이다. 상업용 전기도 판매량 비중은 21.4%인데 판매수입 비중은 25.1%로 차이가 났다. 역시 17.3%만큼 더 비싸게 팔았다는 뜻이다.
반면 산업용의 판매량 비중은 56.6%인데 판매수입 비중은 이보다 2.2%포인트 낮은 54.4%다. 산업용은 4.0%가량 더 싸게 판 것이다. 농사용도 판매량 비중 3.2%에 판매수입 비중 1.4%, 심야 전기도 판매량 비중 2.9%에 판매수입 비중 1.8%로, 역시 싸게 판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용과 가로등은 판매량과 판매수입 비중이 같아 평균 가격에 팔았다고 볼 수 있다.
가정용과 산업용 전기요금 차이가 벌어진 데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와 함께 대기업 할인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2012~2014년 20개 대기업에 원가 이하로 산업용 전기를 팔아 3조5418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부는 가정용은 원가보다 더 싸게, 산업용은 원가보다 더 비싸게 팔고 있다고 주장했다. 채희봉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지난 9일 “주택용 전기료는 대략 원가의 92~95% 수준이다. 산업용은 지금도 원가 이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14년 기준으로 원가회수율이 가정용은 원가의 86.7%, 산업용은 101.0%, 상업용은 104.2%라는 내용의 한국전력 자료를 공개한 바 있다. 이는 한전이 공개한 판매량과 판매수익 비중과는 아귀가 잘 맞지 않는다. 두 통계가 모두 맞다면 산업용의 원가가 가정용보다 상당히 낮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전은 영업비밀이라며 전기 종별 원가와 원가 산정 방식, 산정 근거, 종별 판매 이익과 손실을 공개하지 않아 의문을 키우고 있다.
김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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