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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 부진에 기름을 부은 격”

등록 2016-07-10 16:04수정 2016-07-10 20:07

중국 경제보복 가능성에 재계 전전긍긍
수출 비중 26%, 중국인 관광객 45% 차지
8일 중국 수혜주 시총 3조원 사라져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 전선에 기름을 부은 격이다.” (4대그룹 수출담당 임원)

재계는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가능성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국내 수출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중 관계의 악화를 넘어 중국이 직접적인 통상 보복을 취하는 것이다. 전체 수출의 30%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한 자동차 부품업체 대표는 9일 “대중국 수출이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사태의 파장을 종잡을 수 없게 됐다”고 걱정했다.

주요 그룹들은 사태 추이를 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선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속으로는 애를 태우는 모습이었다. 앞서 중국이 정치외교 문제로 경제 보복을 한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 167만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세계 시장 전체 판매의 21%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중국 판매량은 전년보다 5%가량 줄어들었고 올해도 실적 부진으로 중국 사업이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기차 배터리 규제로 중국 사업에 제동이 걸린 엘지화학과 삼성에스디아이(SDI)도 답답해하기는 마찬가지다. 엘지는 난징에, 삼성은 시안에 각각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 중이다. 중국의 배터리 보조금 규제에 묶인 두 업체는 다음달 예정된 배터리 재인증 때 보조금 대상에 포함될 것을 기대했지만 이제 인증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삼성과 엘지 그룹 관계자는 “계열사별로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들을 면밀히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광 산업도 타격이 예상된다. 중국인 관광객은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45%를 차지한다. 이들이 발길을 돌린다면 여행 업계뿐만 아니라 중국인 관광객의 매출 비중이 큰 면세점과 백화점 등 유통 업계는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화장품업체 관계자는 “주가 하락 외에 중국 관광객의 구매 감소는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더라도 보복에 나서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한-중 관계의 악화로 불똥이 튈 것을 우려했다.

주식시장에선 중국 수혜주들이 급락했다. 지난 8일 아모레퍼시픽과 엘지생활건강이 각각 4.42%, 4.49% 급락했고 하나투어도 3.02% 떨어졌다. 화장품, 여행, 카지노 등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은 이날 하루 동안 3조원이 넘는 시가총액이 사라졌다.

홍대선 윤영미 이충신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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