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기 뒤 89~129배까지 급증…환기는 차량이 적은 곳에서 해야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 환기를 하면 차량 안 초미세먼지가 129배, 미세먼지가 89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는 환기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6일 권석창 새누리당 의원과 교통안전공단,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가 공동 조사한 결과를 보면, 차량을 외기 순환(환기) 모드로 하고 창문을 열었을 때 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의원 등은 6월23일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에 비교적 차량 통행량이 많은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앞 도로에서 차량을 운행하면서 실내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했다. 초미세먼지는 내기 순환 모드(환기 장치를 막은 상태)에 창문을 닫은 상태일 때 0.7μg/㎥이었다가 외기 순환 모드(환기 장치를 연 상태)로 바꾸자 7.4μg/㎥로 늘어났고, 창문까지 열었을 때는 90.4μg/㎥로 129배 급증했다. 미세먼지도 내기 순환 모드에서 창문을 닫은 상태일 때 1.6μg/㎥이었다가 외기 순환 모드로 바꾸자 15.3μg/㎥로 증가했고, 창문까지 열었을 때는 143.0μg/㎥로 약 89배 급증했다.
환경부가 발표한 국내의 연평균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는 농도는 각각 25μg/㎥, 50μg/㎥이다. 따라서 차량이 많은 도로에서 운행 중에 환기를 하면 평균의 3.6배인 초미세먼지, 2.9배인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이다. 미세먼지 흡입을 줄이려면 환기하지 않는 것이 가장 적절한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차량을 환기하지 않으면 산소 부족으로 졸림이나 피로감이 생긴다.
권 의원은 “차량 통행이 많은 곳에서 환기하는 것은 높은 농도의 미세먼지에 그대로 노출되는 것이므로 되도록 차량 통행이 적은 곳에서 환기해야 한다. 정부는 자동차 실내 미세먼지 기준을 마련하고, 제조사들은 이 기준을 충족시킬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규원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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