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총투자율 27.4%로 떨어져
가계 지갑 닫아 저축률은 ‘최대’
가계 지갑 닫아 저축률은 ‘최대’
기업의 투자위축으로 투자율이 7년 전 금융위기 직후 수준으로 떨어졌다.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이 지갑을 닫은 탓에 저축률은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갔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6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1분기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393조3천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4% 늘었으나,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은 전분기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국민총소득은 한 나라 국민이 생산활동에 참여해 얻은 소득에 무역손익을 반영한 것으로, 실질 구매력을 드러낸다. 이는 연초에 20달러대까지 급락했던 유가 영향 등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된 덕을 본 것이다.
하지만 1분기 국민경제의 저축과 투자 추이를 알려주는 구체적 지표들은 경기위축의 현실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먼저 총저축률은 36.2%로 지난해 1분기(36.2%)와 더불어 2000년대 들어서 가장 높았다. 이는 가계와 기업 등 민간이 소비를 줄인 영향이 크다. 1분기에 정부는 전분기 대비 0.7%나 소비를 늘렸지만, 민간은 0.3%를 줄여서 최종소비지출은 0.1% 감소했다.
반면 국내총투자율은 기업의 시설투자 등이 크게 감소하면서 27.4%로 떨어졌는데, 2000년대 들어서 올해 1분기보다 투자율이 낮았던 때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2분기밖에 없다. 한국은행 지출국민소득팀 최용운 과장은 “투자에서 민간과 정부의 비중이 85 대 15 정도 되는데, 민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의 시설투자가 워낙 큰 폭으로 하락한 영향으로 투자율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1분기 시설투자는 전분기 대비 7.4%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는데, 이는 속보치(-5.9%)보다 더 떨어진 것이다. 그나마 정부 주도 토목공사 영향이 큰 건설투자가 1분기에 6.8%나 늘어나면서 투자율 하락을 떠받쳤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국내 총 투자율 등락 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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