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수출 부진 등의 영향으로 크게 감소해 ‘불황형 흑자’ 시대마저 저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유가 하락이 수출물가보다는 수입물가를 더 큰 폭으로 떨어뜨린 덕에 수출 실적은 안 좋아도 그나마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불어났는데, 이마저 약발이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4월 국제수지 잠정치’를 보면, 경상수지 흑자는 33억7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3월(100억9천만달러)에 견줘 3분의 1 수준이고, 지난해 4월(77억3천만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규모다. 경상수지는 2012년 3월 이후 50개월째 흑자 행진이 이어졌지만, 흑자액은 2014년 1월(18억7천만달러) 이후 2년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이는 상품수출 부진이 이어진데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기업들의 배당금 지급이 4월에 몰렸던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 3월엔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3% 줄고, 수입액이 16.1%나 감소했다. 하지만 4월에 와선 수출액은 19.2%나 줄어든 반면에 수입액은 18.7%로 감소폭이 오히려 더 작았다. 이 결과 상품수지는 95억6천만달러로 전달(124억5천만달러)은 물론, 지난해 4월(120억9천만달러)보다 20% 넘게 줄어들게 된 셈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