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 다시 연기…타결은 6월로
임종룡 위원장 “기본 방향은 합의”
“사채권자 집회 보고 최종 판단”
외국 선주들 제안에 막판 눈치보기
용선료 인하폭 20% 안팎 예상
임종룡 위원장 “기본 방향은 합의”
“사채권자 집회 보고 최종 판단”
외국 선주들 제안에 막판 눈치보기
용선료 인하폭 20% 안팎 예상
현대상선의 외국 선주들과의 용선료 협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타결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선주들은 31일~6월1일로 예정된 회사채권자 집회 결과를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태도다. 선주와 사채권자들 사이에 막판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0일 서울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랑스 공동 핀테크 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종 협상 결과가 오늘 나오는 것은 아니다.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기 때문에 물리적 시한보다는 타결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애초 용선료 협상 시한을 5월 중순으로 제시했다가 30일로 한발 물러섰던 금융위가 다시 한번 협상 시한을 연기한 것이다. 타결 시기는 6월로 넘어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임 위원장은 용선료 협상에 대해 “전체적 맥락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 외국 컨테이너 선사들과 기본 방향에 합의했고, 세부 조건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삼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그리스의 다나오스,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 영국의 조디악, 싱가포르의 이스턴퍼시픽 등 5개 주요 선주사의 용선료 비중이 전체의 70%가량을 차지한다. 이들과의 협상 결과가 절대적이다. 벌크선은 17개 선주사들에 최종안을 제시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임 위원장은 인하 수준과 관련해서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전량 반영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상선을 정상화하는 데 어느 수준으로 인하하는 것이 타당한지 검증해 협상하고 있다”고 했다. 애초 임 위원장은 인하 폭이 30~35% 정도는 돼야 한다고 밝혔으나 현재 상황으로는 20%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애초 협상은 사채권자 집회 직전인 30일까지 마무리될 예정이었다. 사채권자들이 협상 결과를 보고 채무 조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주들 쪽에서 오히려 사채권자 집회 결과를 지켜보겠다며 결정을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주 쪽에서 사채권자 집회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서로 상대방의 손실분담 의사를 먼저 확인해야 양보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를 의식한 듯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사채권자들에게 용선료 협상 상황을 설명하고 동참과 협조를 부탁할 것”이라고 밝혔다.
31일~6월1일 열리는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회사채 8043억원 가운데 절반은 출자전환하고 절반은 상환 시기를 늦춰주는 안건을 결정한다. 회사채권이 이렇게 조정되면 채권은행단도 채권의 60%를 출자전환하고 40%는 상환 시기를 늦춰주는 채무 조정을 추진한다. 용선료 협상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이뤄진 만큼 채무재조정안 통과는 큰 무리 없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용선료 인하, 채무 조정과 함께 또다른 관건인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가입과 관련해 임 위원장은 “2일 기존 해운동맹 G6 소속 해운사들이 한국에서 모이는데, 정부나 채권단이 필요한 지원을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용선료 협상 타결 기대감에 현대상선 주가는 지난 27일에 이어 이날도 가격 제한 폭까지 급등했다.
김규원 이정훈 박승헌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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