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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조석래 회장
“해외BW 전량 소각” 거짓말 들통
금감원, 조세회피 혐의 검찰 통보
금감원, 조세회피 혐의 검찰 통보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의 해외 신주인수권부 사채(BW) 일부를 차명으로 사들였다가 처분해 19억원을 챙긴 사실이 금융당국 조사에서 추가로 확인됐다.
효성은 앞서 1999년과 2000년에 모두 6천만달러어치의 해외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발행해 이 가운데 3482만달러어치를 조현준·현문·현상 등 3형제가 편법승계했다는 비판이 일자, 총수 일가가 보유한 전량을 소각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3형제가 실명 보유한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전부 소각된 것으로 확인됐으나, 조 회장은 해외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별도로 자신 몫을 차명으로 보유하다 차익을 거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금감원은 조 회장이 28억원가량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다른 사람 이름으로 사들인 뒤 2005~2006년 효성 주식 36만5494주로 바꿔 19억원의 시세차익을 얻고도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밝혀내 검찰에 통보했다고 30일 밝혔다.
신주인수권부 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난 뒤 특정 가격으로 새 주식을 인수할 수 있는 권리(워런트)가 붙은 회사채다. 이에 대해 효성그룹 관계자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어 검찰 조사에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같은 기간 769만달러어치의 신주인수권부 사채를 주식으로 바꾼 뒤 팔아 69억원의 차익을 챙긴 혐의로 조 회장을 기소했다. 법원(1심)은 지난 1월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세금을 포탈하려 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금감원은 조 회장의 차명 주식 보유에 따른 지분 보고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경고 조치했다.
이번 금감원 조사는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당시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이 효성 해외 신주인수권부 사채와 관련해 조현준 등 3형제가 소각한 것을 제외한 나머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 이뤄졌다. 경제개혁연대 이총희 회계사는 “국회에서 문제가 제기되고 나서야 조사를 한 것은 늑장조사라고밖에 할 수 없다”며 “이번 기회에 금융당국과 국세청은 총수 일가의 지배권 강화 내지 경영권 승계에 악용되는 편법적 신주인수권부 사채에 대한 전면 조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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