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협약 보완해 다시 신청
총수 일가 사재 출연은 없어
채권단, 내일 수용 여부 결정
총수 일가 사재 출연은 없어
채권단, 내일 수용 여부 결정
한진해운이 용선료(선박 임대료) 인하 협상을 현대상선 수준으로 하고, 임원 급여를 대폭 깎는 등 자구안을 보완해 채권단에 다시 제출했다. 채권단은 이 자율협약 신청서의 수용 여부를 4일 결정한다.
2일 한진해운은 “지난 29일 채권단에 자율협약 신청에 대한 보완 내용을 보고했고, 오늘 그 내용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보완해 제출된 신청서의 핵심은 용선료 인하를 현재 진행 중인 현대상선의 용선료 인하 수준으로 맞추는 내용이라고 한진해운은 밝혔다. 지난 29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현대상선이 현재의 용선료를 30~35%가량 깎지 못하면 법정관리로 갈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따라서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수준도 최소한 그 정도가 돼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용선료 협상 기간도 현대상선의 경우처럼 석 달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한진해운의 협상 기한은 7월 말 정도가 된다. 현대상선은 5월 중순까지 용선료 협상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기한을 넘기면 역시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나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한진해운 전 회장) 등의 사재 출연은 보완 내용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300억원의 사재를 내놓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미 8300억원의 유상증자를 한만큼 조 회장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본다. 사재출연 여부는 더 이상 채권단의 관심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인건비 감축도 보완 내용에 포함됐다. 임원들은 사장 50%, 전무 30%, 상무 20%의 급여를 반납하고, 전체 인건비는 10%를 줄이기로 했다. 직원들의 복리후생비도 30~100%까지 삭감하고, 여의도 본사의 구내식당 운영도 중단한다.
한편, 채권단은 한진해운과의 자율협약 개시 여부를 4일 결정한다. 채권단에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케이이비(KEB)하나, 케이비(KB)국민, 우리, 농협, 부산 등 은행들이 포함돼 있다. 한진해운의 총 차입금은 2015년 말 기준으로 5조6천억원이며, 이 가운데 7천억원을 채권단이 갖고 있다.
김규원 이정훈 기자 ch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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