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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정부, 한진해운에 노골적 불만 왜?

등록 2016-04-26 20:11수정 2016-04-26 21:19

최근까지 구조조정 의사 안보여
산업은행 직접 재무상황 조사해
조양호 회장에 들이밀자 백기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이 늦었다.” “대주주도 부실 상황에 상응하는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 사재 출연이나 기업 포기 각서 제출 등의 형태가 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한진해운 경영진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토로한 것을 넘어 강한 압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한진해운이 채권단과 사전협의 없이 자율협약을 독단적으로 신청한 것뿐만 아니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버티기로 일관하다 뒤늦게 백기를 들었다고 봐서다.

금융당국과 산업은행 관계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한진해운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조조정에 들어갈 의지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금융위가 한진해운이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해 (홍기택) 산업은행장이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려고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에 금융위와 산업은행은 삼일회계법인을 동원해 직접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살폈다. 지난 3월 말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조 회장을 만나 내민 것도 이 자료였다. 조 회장이 그제야 한진해운의 심각성을 깨달은 것으로 금융위는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이동걸 회장이 조 회장에게 ‘(정확한 재무 상황을) 보고하지 않은 내부 보고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얘기를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불신이 향후 자율협약 개시 결정이나 구조조정 과정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자율협약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채권단은 사실상 ‘퇴짜’를 놓은 바 있다. 2~3개월 걸리는 용선료 협상에 대한 계획과 상반기 도래할 부채 5천억원의 해결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했다.

반면 한진그룹 쪽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한진그룹의 한 임원은 “홍 회장이 만남을 제안했을 당시 평창올림픽 준비 과정에 문제가 있어 오스트리아로 갈 수밖에 없었다. 올 초 우리 쪽이 보자고 했지만 삼일회계법인 자료가 나오면 보자며 산업은행이 미뤘다”고 말했다. 또 “조 회장은 1주일에 한번씩 한진해운에 출근해 어려움을 파악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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