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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성장률 전망’은 왜 그때그때 다를까

등록 2016-04-20 19:38수정 2016-04-20 21:10

궁금증 ‘톡’

유가·환율 등 예측치 반영
데이터 반영 모형 제각각
‘전문가 판단’ 영역도 작용
한국은행이 지난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0%에서 2.8%로 내려 잡았다. 이는 1월14일 발표한 연초 전망을 석달 만에 수정한 것이다.

올해 성장률을 2%대로 보는 건 한은만이 아니다. 민간에선 연말·연초에 일찌감치 2%대 전망을 내놓은 기관이 많았고, 최근엔 2%대 후반에서 2%대 중반까지 끌어내리는 ‘하향 도미노’가 진행됐다. 예를 들어 한국경제연구원(2.6%)이나 엘지연구원(2.5%→2.4%), 현대경제연구원(2.8%→2.5%) 등이 그러하다. 씨티·노무라 같은 글로벌 투자은행(IB)도 예외는 아니다. 현재 국내 주요 기관 가운데 3%대 전망을 고수하는 곳은 사실상 기획재정부(3.1%)뿐이다. 이런 분위기 탓에 정부와 경제성장을 협력하는 관계인 한은의 2%대 전망 선회는 시장에서 ‘한은마저’, ‘한은조차’라는 뉘앙스로 받아들여진다. 한은은 몇년간 전망과 실제의 격차가 커지면서 ‘지나치게 정부 입김에 휘둘리는 게 아니냐’는 불신 어린 눈총을 받았던 터다.

왜 경제전망은 이처럼 기관마다 다른 걸까? 어떤 식으로 경제전망을 하길래 계속 수정 발표를 거듭하는 걸까?

주요 경제기관들은 대개 정기적으로 전망치를 생산한다. 이때 민간소비나 설비투자의 예측치 같은 국내 변수뿐 아니라 유가·환율·세계경제성장률 같은 외부 변수가 두루 필요하다. 또 이런 데이터를 반영해 전망을 수치화할 거시계량모형과 부문별 모형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기관들은 저마다 독자적인 모형을 사용한다. 또 유가·환율·세계경제성장률 같은 데이터도 실은 예측치라서 하나로 정해진 게 아니다. 기관마다 유가 예측이 다르고, 한 기관 안에서도 시기별로 유가 예측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한은도 4월에 경제전망을 수정하면서 전제가 될 주요 변수들을 많이 바꿨다. 원유도입단가(배럴당 44달러→40달러), 세계교역신장률(3.1%→2.9%), 세계경제성장률(3.2%→3.1%) 등이 그러했다. 1분기 실적 등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나는 현실도 수정 전망에 반영된다. 예컨대 기업 설비투자는 연초만 해도 상반기에 3.0% 증가를 내다보았지만, 1분기 실적을 반영한 결과 -1.1%로 예상됐다. 상반기 상품수출 전망도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결국 기관마다 변수로 쓰는 데이터의 정확성, 모형의 수준은 역량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전문가의 직관’ ‘전문가의 종합판단’이 개입된다. 경제는 주요 경제주체들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달라지기에 정부의 정책효과 등에 대한 판단도 저마다 다를 수 있다. 물론 주요 기관의 전문가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판단하는 ‘부채도사’는 아니다. 하지만 한은이나 국책연구소 등의 경제전망이 실제와 크게 어긋나는 일이 거듭될 때 ‘역량의 무능’이냐, ‘정치적 유능’이냐 논란이 벌어지게 된다. 결국 경제전망이란 객관과 주관의 신묘한 혼합물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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