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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2~3개월 비정규직 양산한 삼성전자 협력업체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 늘려 표창

등록 2016-03-28 20:33

반도체 원부자재 물류업체 명일
직원 190명 늘어 국무총리 표창
비정규직 325명 늘고 정규직 줄어
임금도 법정 최저시급만 지급

‘정규직 전환 회피에 악용’ 지적
회사선 “일감 변동 심해 불가피”
삼성전자 1차 협력업체인 명일이 이른바 ‘쪼개기 계약’으로 고용을 늘렸는데도 일자리 창출과 근로환경 개선에 기여한 공로로 고용노동부 추천을 받아 황교안 국무총리로부터 표창을 받았다. 쪼개기 계약은 비정규직 노동자와 2년 계약 뒤 정규직 전환 의무를 회피하려고 2~6개월 단위로 수차례 맺는 단기 계약을 말한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28일 명일에서 일한 복수의 노동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업체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2~3개월 단위로 계약하고 있다. 명일은 삼성전자 기흥·화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원부자재 등을 운반하는 물류업체다. 이곳에서 1년 넘게 일한 노동자 ㄱ씨는 “1년 넘게 일하면서 8차례 단기 계약서를 작성했다. 퇴사한 뒤 2~3개월 쉬다 비정규직으로 재입사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노동자 ㄴ씨도 “최대 18개월 정도만 일하게 하고 그 뒤에는 계약을 종료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명일의 한 임원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라인 정비나 청소 등으로 라인을 세우는 등 일감의 변동이 심해 단기 계약으로 채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무법인 참터의 유성규 노무사는 “통상 고용 기간이 1년 이상인 점을 고려하면 일감 변동은 핑계이고 사실상 정규직 전환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명일은 ‘쪼개기 계약’으로 비정규직은 늘리고 정규직은 줄였다. 워크넷(work.go.kr)의 고용형태공시제를 보면, 명일은 2014년 694명의 정규직 혹은 무기계약직만을 고용했다. 이듬해에 총 직원수는 885명으로 늘었지만, 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은 560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비정규직 325명이 새로 생겼다.

고용노동부의 담당 사무관은 국무총리상 표창을 추천한 이유에 대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고령자 재고용 등을 따졌다. 지방노동청에서 추천한 순위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반면 유성규 노무사는 “일자리 창출을 질적인 잣대가 아니라 양적인 잣대로만 따진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명일은 지난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의 시급을 지급했다. ㄱ씨의 지난해 단기계약서를 보면, 그는 최저임금인 시간당 5580원을 받고 일했다. 나흘을 주간(아침 8시~저녁 8시)으로 일한 뒤 이틀 쉬고 나흘을 야간(저녁 8시~아침 8시)으로 일하며, 최저임금 기준의 시급과 기본급·주휴수당·연장수당·식대보조금·근로장려금 등을 받아 월 평균 임금이 240만원이었다. 삼성전자 임직원 평균 월급 933만원(2014년 기준)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더욱이 2~3개월마다 계약을 연장하면서도 수습기간 6개월을 뒀다.

이런 상황에 대해 삼성전자는 “명일이 협력업체이기는 하지만 정확한 고용형태는 알지 못하고 협력사의 인사 정책에 관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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