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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우조선, 2조 손실 재무제표 미반영

등록 2016-03-23 22:15

‘적정’ 의견 딜로이트안진 ‘정정’ 요구
반영때 2013~14년 적자로 전환
대우조선 28일 정정공시 예정
투자자 집단소송 등 후폭풍 우려
분식회계 의혹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2013~2014년 2년간 2조원 규모의 손실을 재무제표에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회계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외부감사인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은 최근 감사 과정에서 지난해 추정 영업손실 5조5천억원 가운데 약 2조원을 2013년과 2014년의 재무제표에 반영했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대우조선에 최근 정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진 쪽은 대우조선의 2013년과 2014년 재무제표에 장기매출채권 충당금과 노르웨이 송가프로젝트 손실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3년에 4242억원, 2014년에 454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고 공시했으나 안진 쪽의 요구대로 누락 비용 등을 반영하면 2013년부터 적자인 것으로 실적이 바뀐다.

대우조선은 “안진으로부터 수정 요구를 받은 게 맞다”며 “2013년과 2014년도 결산 당시 손실이나 실행예산으로 판단하지 않았던 부분이 지난해 대규모로 반영되었을 뿐 지난 3년간 총액 손실에서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2015년의 일부 손실금액의 귀속연도를 2013년과 2014년에 반영해 전기손익을 수정한 뒤 오는 28일 공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회사와 담당 회계법인이 과거 재무제표 수치 오류를 인정하면서 상당한 후폭풍이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검찰은 전임 경영진의 대규모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수사 중이며, 금융당국에서도 올해 초 고의적인 분식 여부를 의심해 회사와 회계법인에 대한 회계감리에 착수한 상태다. 이번 일을 놓고 업계에서는 회계법인이 오류를 범해 놓고 금융당국 감리에서 적발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뒤늦게 스스로 이 사실을 밝힌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30일 주주총회를 앞둔 대우조선은 최근 공시를 통해 22일까지 끝냈어야 하는 감사보고서 작성이 지연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린 바 있다. 대우조선은 “앞으로 명확한 원가개념을 정립하고 정밀한 상황예측 등 관리역량을 강화해 전기 손익 수정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재무제표 정정으로 인해 흑자 상태를 믿고 투자한 개인투자자들이 집단 소송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흑자 시절 3만원이 넘던 주가가 현재 5천원대로 떨어짐에 따라 이미 소송을 제기한 투자자들도 있다. 또 향후 수주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후폭풍이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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