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 뉴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가입 어떻게
예금·펀드·주가연계증권(ELS) 같은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 모아 투자하면서 세제 혜택도 볼 수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14일부터 은행(13곳)·증권사(19곳)·보험사(1곳) 등 33개 금융회사 전국 지점에서 판매됩니다. 정부가 국민 재산 증식을 돕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이 계좌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개념의 금융상품입니다. 단순히 비과세 혜택뿐 아니라 한 계좌에서 여러 금융상품을 관리·운용할 수 있고, 계좌 내 모든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수익에서 손실을 뺀 ‘순이익’을 기준으로 과세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1Q: 누구나 가입할 수 있나요?
지난해 또는 올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근로자와 자영업자, 농어민이라면 연봉 수준에 관계없이 금융회사 지점에서 가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지난해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사람(금융소득종합과세자)은 가입할 수 없습니다. 소득이 없는 주부나 은퇴자도 계좌를 만들 수 없습니다. 신입사원은 지난해 소득이 없지만, 회사에서 발급하는 근로소득 지급 확인서를 제출해 올해 소득을 입증하면 가입할 수 있습니다.
2Q: ‘신탁형’과 ‘일임형’이 있다고 하던데 두 가지가 뭐가 다른가요?
신탁형은 고객이 계좌에 담을 금융상품을 직접 선택하고 투자 자금 배분도 알아서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계좌에 넣을 수 있는 상품으로는 은행·저축은행·우체국 예·적금, 농협·수협·신협의 예탁금, 환매조건부채권(RP) 등 예금성 상품과 국내외 주식형·혼합형·채권형 펀드, 상장지수펀드, 주가연계증권 등 투자성 상품이 있습니다. 반면 일임형은 금융회사가 알아서 운용을 해주는 방식입니다. 고객은 금융회사가 고객의 위험 성향과 자금운용 목표를 고려해 제시하는 여러 ‘모델 포트폴리오’ 중 하나를 선택하기만 하면 됩니다. 증권사들은 모델 포트폴리오를 모두 108개 마련했고, 회사별로 최소 5개에서 14개를 제시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스스로 계좌를 관리할 능력이 있거나 원금보장형 상품만 편입하려면 신탁형이 적합합니다. 전문가의 투자 판단에 따라 운용하고 싶다면 일임형을 선택해야 하겠지요. 1명당 1계좌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탁형과 일임형을 충분히 비교·분석해보고 자신에게 맞는 유형을 골라야 합니다. 은행의 경우 14일부터 신탁형은 판매하지만, 일임형은 다음달 중으로 상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3Q: 세제 혜택은 얼마나 받을 수 있나요?
1년에 최대 2천만원씩 5년간 1억원까지 부을 수 있습니다. 소득공제장기펀드(연 600만원 한도)와 재형저축(분기 300만원 한도) 가입자는 해당 가입 금액을 뺀 만큼만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넣을 수 있습니다. 가입기간 동안 계좌 내 모든 금융상품에서 발생한 순수익(수익-손실)에 대해 200만원까지는 15.4%의 이자·배당 소득세를 면제합니다. 200만원이 넘는 부분에 대해선 9.9%의 낮은 세율로 분리 과세합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는 순수익 25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습니다. 다만 세제 혜택을 받으려면 5년 만기를 채워야 합니다.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자영업자, 15~29살 청년, 자산형성지원금 지급자는 3년만 가입해도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원래 수익에 대해 세금이 없기 때문에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에 편입해도 실익이 별로 없습니다. 국외 주식형펀드의 경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보다 비과세 해외주식투자펀드 계좌(납입한도 3000만원, 10년 비과세)를 통해 세제 혜택을 받는 게 더 유리합니다.
4Q: 수수료는 얼마나 내야 하나요?
신탁형의 경우 신탁보수가 편입 상품에 따라 0.1~0.8% 수준입니다. 계좌에 예금만 넣어도 신탁보수 0.1%를 내야 합니다. 이는 신탁형에는 계좌를 개설한 은행의 예금 상품은 편입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은행의 상품을 맡아서 관리해주는 대가로 예금에도 보수를 받는 것이지요. 일임형은 보수가 모델 포트폴리오에 따라서 0.1~1.0% 수준입니다. 투자형 상품이 많이 편입될수록 보수가 비쌉니다.
5Q: 빨리 가입하는 게 좋은가요?
가입기간이 2018년까지라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3개월쯤 뒤에 일임형의 모델 포트폴리오 운영 성과가 나오고 통합비교공시시스템도 구축될 예정이어서, 금융회사별 성과를 보고 가입해도 늦지 않습니다.
다만 예금 위주의 신탁형에 가입할 사람은 일찍 가입하는 게 유리할 수도 있습니다. 각 금융사가 조기 가입자를 위한 고금리 특판 상품을 내놓기 때문입니다. 상반기 중으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계좌이동제도 실시될 예정이어서, 수익률이 좋지 않다면 다른 금융회사 계좌로 갈아탈 수도 있습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