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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우조선 세계 첫 건조한 ‘FLNG’ 명명식 가보니

등록 2016-03-06 20:21

축구장 3.6배 ‘바다의 LNG 공장’ 위용

‘1번’ 뜻하는 ‘사투’로 이름 정해
발주 말레이시아쪽 “신의 은총을”
바다에 떠서 생산·하역 일괄처리
수주난 대우조선 “신성장 동력”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사투’라는 이름을 받은 해양플랜트 설비 에프엘엔지(FLNG)의 모습.  사진 대우조선해양 제공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명명식에서 ‘사투’라는 이름을 받은 해양플랜트 설비 에프엘엔지(FLNG)의 모습. 사진 대우조선해양 제공
“신의 은총을!”

4일 대우조선해양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해양플랜트 ‘에프엘엔지(FLNG·Floating LNG)’의 명명식이 열렸다. 발주처인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 쪽에서 온 직원들이 축사에 앞서 이슬람 기도 소리에 맞춰 가슴에 손을 모았다가 내렸다. 에프엘엔지란 배처럼 바다에 떠서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해 저장하고 실어내는 설비지만, 선박은 아니다. 일명 ‘터그선’이라 불리는 예인선이 끌고 가는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바다의 엘엔지 공장’이라고 불리는 이 설비는 대우조선이 2012년 6월에 수주했다. 이날 명명식에서 이름은 말레이시아어로 ‘1번’을 뜻하는 ‘사투(SATU)’로 정해졌다. 세계 최초의 부유식 설비라는 뜻을 기린 것이다. 말레이시아 직원들은 추적추적 내리는 빗속에서도 대우조선 직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는 등 역사적 설비를 완성한 기쁨을 만끽했다.

지난 4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해양플랜트 설비 에프엘엔지(FLNG)의 명명식이 열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발주자인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사의 완 즐키플리 완 아라핀 회장(오른쪽 네번째) 등이 ‘사투’라는 이름을 붙인 뒤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제공
지난 4일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해양플랜트 설비 에프엘엔지(FLNG)의 명명식이 열려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발주자인 말레이시아 국영석유회사 페트로나스사의 완 즐키플리 완 아라핀 회장(오른쪽 네번째) 등이 ‘사투’라는 이름을 붙인 뒤 축하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 대우조선해양 제공
사투는 심해에 묻힌 천연가스를 채굴해 정제한 뒤 이를 액화해 저장했다가 하역까지 자체 처리하는 최첨단 설비다. 심해 가스전이 자리잡은 바다 위에 떠서 엘엔지 생산과 하역을 일괄 처리할 수 있어 비용, 생산절차, 이동성 면에서 혁신적이다. 규모도 엄청나다. 길이 365m, 폭 60m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을 뉘어놓은 것보다 길다. 면적은 축구장 3.6배에 이를 정도로 웅장하다. 엘엔지는 많게는 18만㎥까지, 가스전에서 생산되는 원유인 컨덴세이트는 2만㎥까지 저장할 수 있다. 가스 채굴 기간 동안 180명의 선원이 생활할 수 있도록 수영장과 영화관, 스크린골프 시설까지 내부에 갖추고 있다.

8억달러(약 1조원)에 수주했던 이 설비는 전세계적으로 처음 건조되다 보니 수주 당시부터 조선·해양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오는 4월 말께 말레이시아로 인도되면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위치한 카노윗 유전에 투입돼 연간 최대 120만톤에 이르는 엘엔지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성근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장은 “에프엘엔지 설비 상부는 컨소시엄 파트너인 프랑스 ‘테크닙’이 설계했지만, 선체는 대우조선이 설계부터 생산까지 모두 자력으로 해내어 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해양플랜트 수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국내 조선 업계는 에프엘엔지 건조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 지난해 12월 체결된 파리협정 등으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라서 석탄이나 석유에 견줘 ‘클린 에너지’로 꼽히는 엘엔지의 수요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에프엘엔지의 발주도 점차 증가할 수 있다는 게 국내 조선 업계의 기대 섞인 전망이다. 현재 대우조선에 이어 삼성중공업도 에프엘엔지 세 척을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이날 “신성장동력인 에프엘엔지를 전세계에서 가장 먼저 건조했다는 점에서 이번 명명식은 큰 의미를 지닌다”며 “전통의 엘엔지 설비 명가답게 앞으로도 이 분야 혁신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거제/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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