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한진그룹이 나섰다. 대한한공이 한진해운이 발행한 2200억 규모 영구채(무보증 사모사채 신종자본증권)를 전액 인수하는 한편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한진해운으로부터 1113억원 규모의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록 상표권을 양수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24일 영구채 2200억원어치를 발행하고 이를 대한항공이 전액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발행 1년 내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9.575%이며, 만기일은 발행일로부터 30년이다. 한진해운은 확보한 2200억원으로 2013년에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주주 대출금 2200억원을 갚는데 쓸 예정이다. 그러면 당시 대출할 때 제공했던 영국 런던사옥, 자사주, 상표권 등에 대한 담보가 해지된다. 한진해운은 이들 물건을 활용해 약 3천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또 한진해운은 한진칼에 1113억원 규모의 미국과 유럽연합 등록 상표권을 양도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양도 시기는 이달 29일이다.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며, 한진해운 조기 경영 정상화는 한진그룹은 물론 중요 기간산업인 대한민국 해운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일”이라고 밝혔다.
한진그룹의 도움을 받아 한진해운이 자산 매각에 속도를 내는 것은 차입금 상환 만기가 대거 돌아오는 탓이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다음달 1827억원, 4월에 256억원, 6월에 2348억원 등이다. 여기에 4월에 만기가 돌아오는 외화표시채(1억5천만달러)까지 더하면 상반기에만 갚아야 할 돈이 모두 6천억원에 이른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이번 영구채 발행을 통한 자본 확충과 대출금 상환으로 연결 부채비율이 847%(지난해 연말 기준)에서 640%로 약 200%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밖에도 자산과 자사주를 활용한 유동성 확보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2013년 12월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 약정을 맺고 지금까지 총 2조3532억원의 재무개선 성과를 냈다. 이행률은 119%다. 이를 위해 한진해운은 그동안 벌크 전용선 사업부, 스페인 알헤시라스 터미널, 부산 신항만 터미널 지분 등을 매각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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