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크선 운임지수 연일 사상 최저
장기 침체 여파 폐선 규모도 급증
장기 침체 여파 폐선 규모도 급증
장기 침체에 빠진 해운업계가 끝없이 떨어지는 운임으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해운업 경기동향을 보여주는 벌크선 운임지수(BDI)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고, 대목인 중국 춘절을 앞두고 잠시 상승했던 컨테이너선 운임 종합지수(SCFI)도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낮은 운임탓에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선주들이 고철값이라도 벌고자 배를 폐선시키면서 폐선 규모도 증가 추세다.
영국 런던의 발틱해운거래소가 산출하는 벌크선 운임지수(BDI)는 지난 9일 사상 최저치인 291까지 떨어졌다. 이 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198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벌크선은 원유나 석탄·철광석 같은 원자재를 실어나르는 배로 세계 경기가 침체되면서 심각한 공급과잉을 겪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는 올해 들어 단 한 차례 올랐을 뿐 계속 하락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벌크선 운임지수의 손익분기점은 최소 1000 이상으로 알려져있다.
춘절을 한달여 앞두고 지난 연말 2배 넘게 뛰었던 컨테이너선 운임 종합지수도 올해 들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4일 1FEU(40피트 컨테이너 1개)당 지수가 1518달러까지 올랐던 아시아-북미 항로(미서안) 운임은 9일 현재 1321달러로 197달러나 떨어졌다. 아시아-유럽 항로 운임은 지난달 4일 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당 1232달러에서 이달 9일 431달러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벌크선 운임이 바닥을 모르게 추락하면서 벌크선 폐선량도 증가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2012년 5840만DWT(재화중량톤수)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글로벌 폐선량은 2013년 4660만DWT, 2014년 3350만DWT로 감소추세를 보였으나 지난해 들어 다시 15% 늘어났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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