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자구안 확정…채권단, 지원 검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현대상선의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현대그룹이 현대증권 재매각을 비롯한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확정했다고 2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도 현대그룹의 채무조정 상황에 맞춰 출자전환 등의 방식으로 정상화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은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013년 12월 3조3천억원 규모의 유동성 확보를 골자로 한 선제적 자구안을 마련해 2년여 만에 목표치 대부분을 이행했지만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해운업황 등으로 인해 기존 자구안만으로는 유동성 위기를 해소할 수 없다고 보고 추가 자구안을 마련했다”며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의 협의를 통해 추진 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자구안에 따라 현대그룹은 현대증권·현대자산운용·현대저축은행 등 금융 3사에 대한 공개 매각과 현정은 회장을 비롯한 대주주 사재 출연에 즉시 착수한다. 이와 함께 현대상선이 보유중인 현대증권 지분 담보대출과 현대아산 지분 매각으로 700여억원을 조달하고 현정은 회장이 별도로 300억원 규모의 사재를 출연하는 등 현대상선에 1천억원 규모의 긴급 유동성을 즉시 제공하기로 했다. 벌크전용선사업부와 부산신항만터미널 지분 등 추가 자산 매각도 진행된다.
현대그룹은 공모·사모사채, 선박금융 등 비협약 채권에 대한 채무조정도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정해진 지원 방안은 아무것도 없으며 자구안과 현금 흐름에 대한 객관적 검증부터 필요하다”며 “현재 상황을 따져볼 때 출자전환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그룹은 “이번 자구안만으로 유동성 우려를 단번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주채권 은행 등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미영 박승헌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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