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조선사 첫 5위에 진입
현대미포조선 6위로 밀려
수주잔량 1위는 대우조선
내년엔 상황 더 악화할 듯
현대미포조선 6위로 밀려
수주잔량 1위는 대우조선
내년엔 상황 더 악화할 듯
국내 대형 조선 5개사가 독식하던 세계 조선시장 판도가 10여년만에 깨졌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가 주춤한 사이 매섭게 따라붙은 중국이 세계 조선업계 순위 5위안에 처음으로 진입한 것이다. 1~5위권은 국내 조선사들이 엎치락뒤치락 하며 순위를 바꾼 적은 있어도 다른 나라 조선사에 자리를 내준 적은 없었다.
29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이 11월 말 수주잔량 기준 824만4천CGT(표준화물 환산톤수)로 1위를 차지했다. 수주 잔량은 조선업체가 확보한 일감량으로, 조선사의 위상을 보여주는 지표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수주잔량이 각각 503만2천CGT, 500만2천CGT로 2, 3위에 올랐다. 현대삼호중공업이 4위(392만4천CGT)를 기록한 가운데 중국 조선사인 상하이 와이가오차오(303만CGT)가 5위에 올랐다. 중국 조선사가 5위권 안에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5위였던 현대미포조선(284만6천CGT)은 6위로 밀려났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5위권 안에 다른 나라가 진입한 건 10여년 만에 처음”이라면서 “인도 지연 등에 따라 수주잔량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지만 중국 조선사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는 상황이라 한국의 독점 구조가 깨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8년까지만 해도 10위권 안에 국내 조선사는 8개 정도가 있었다. 하지만 중국과 일본 조선업체의 성장이 가속화되면서 성동조선해양 등 국내 중소형 조선사들이 하나둘씩 밀려나기 시작했다. 굳건한 1~5위와 달리 6~10위권의 변화는 계속 이어졌다. 11월 말 수주잔량 기준으로 7~10위도 중국(장 쑤 뉴YZJ, 후둥 중화)과 일본 (이마바리 SB 마루가메, 이마바리 SB) 조선사다.
문제는 국내 조선업체가 최근 인력 감축과 긴축 경영으로 수주를 거의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내년에는 중국과 일본 업체에 포위당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점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해운업 시황이 개선돼 국내 조선사들이 잘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발주가 개선되지 않으면 벌크선이 강점인 중국 조선사들이 수주잔량을 높여 계속 치고 올라올 수도 있다”면서 “빅3(대우조선,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는 어떻게 버티겠으나 허리(경쟁력 있는 중소형 조선사)가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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