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송파구 장지동 가든파이브 중앙광장에서 케이티(KT) 주최로 ‘기가 드론 레이싱’ 대회가 열리고 있다. 국내 최정상급 선수 24명이 참가한 이 대회는 레이싱 코스에 드론을 띄워 빠른 속도로 장애물을 통과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뉴스
KT, 국내 첫 드론 레이싱 대회 열어
장착 카메라 통해 비행·속도 대결
국내 팀 35개·선수만 2000명 넘어
해외선 사진전 등 예술행사 활기
장착 카메라 통해 비행·속도 대결
국내 팀 35개·선수만 2000명 넘어
해외선 사진전 등 예술행사 활기
군사무기에서 촬영장비로, ‘아마존’ 같은 괴짜 기업의 택배 수단으로 빠르게 변모하고 있는 ‘드론’이 최근 들어 대중적 스포츠와 예술의 수단으로 날아오르고 있다.
케이티(KT)는 국내 기업 최초로 27일 드론 레이싱 대회를 서울 장지동 가든파이브 광장에서 열었다. 드론 레이싱이란 드론으로 속도 대결을 펼치는 새로운 레저 스포츠다. 선수들이 드론에 장착한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전송되는 영상을 보면서 마치 자신이 드론에 탄 것처럼 비행하고 정해진 코스를 누가 먼저 완주하는지 겨룬다. 케이티는 이날 경기에서 드론과 선수들을 연결하는 통신망을 제공했다. 참가 선수가 고글을 쓰고 보는 드론의 비행 영상은 마치 영화 스타워즈의 우주전과 같은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는데 이번 경기 영상은 인터넷과 케이블 채널 등으로 제공됐다. 이번 대회 상금은 모두 2천만원으로, 24명의 선수가 출전해 우열을 가렸다.
드론 레이싱은 세계 각국에서 지난해 중반부터 활성화하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 각종 대회가 열리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 7월 총상금 2만5천달러(약 3천만원)를 건 전국 대회가 열렸다. 국내에서도 올해 한국드론레이싱협회가 결성됐는데 등록 선수가 2천명, 전문팀만 35개라고 한다.
케이티가 이번에 ‘기가 드론 레이싱’을 개최한 것은 드론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케이티는 “드론 마니아들이 늘고 있지만 아직 전용 경기장도 없는 상태다. 이번 대회를 시작으로 경기를 꾸준히 후원하고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앞서 엘티이(LTE) 기지국을 장착한 드론을 시험 비행하며 재해재난 상황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점검하는 등 관련 기술 개발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휴대전화 카메라가 사진과 비디오 찍기를 일상으로 만들었다면, 드론의 저변 확대는 방송사 촬영팀처럼 높은 고도에서의 사진과 영상 제작을 일반인도 할 수 있는 세상을 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기반의 드론 전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드론스타그램(dronestagr.am)은 2015년 ‘항공 사진전’을 열어 27일 수상작을 발표했다. 이번 사진전엔 전세계에서 5천개 작품이 참가했는데, 수상작들은 자욱한 브라질 도심의 안개 위로 우뚝 솟은 교회의 탑, 상공에서 내려다본 상어와 수영중인 연인, 인기 퍼즐책 ‘월리를 찾아라’의 실제사진과 같은 축제의 모습 등 드론이 포착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이미지들을 담았다. 이에 누리꾼들은 트위터를 통해 “마법처럼 아름답다”, “숨이 멎을 듯하다”며 큰 관심을 보였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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