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인천 송도에서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제3공장 기공식에서 참석자들이 발파 단추를 누르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 부회장, 박근혜 대통령,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인천/청와대사진기자단
완공되면 세계 최대 생산 능력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공급
바이오제약 위탁생산시대 열 것”
2020년까지 2조원 추가 투자키로
전문가들 “삼성 미래 먹거리사업”
일자리 창출 규모는 기대 미흡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공급
바이오제약 위탁생산시대 열 것”
2020년까지 2조원 추가 투자키로
전문가들 “삼성 미래 먹거리사업”
일자리 창출 규모는 기대 미흡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85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짓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1일 인천송도경제자유구역 본사에서 연간 생산 능력 18만ℓ에 달할 제3공장 기공식을 열었다. 제3공장은 2017년 완공돼 2018년 4분기부터 가동 예정이다. 현재 가동 중인 제1공장(3만ℓ), 내년 1분기 가동 예정인 제2공장(15만ℓ)을 포함하면 연간 36만ℓ의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경쟁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CMO)인 론자(26만ℓ), 베링거인겔하임(24만ℓ) 등을 웃도는 세계 최대 생산력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제2의 반도체 신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기공식을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 전에는 모든 전자회사가 직접 반도체를 생산했지만 삼성전자 같은 회사가 좋은 품질의 반도체를 공급하기 시작해 위탁생산을 맡기기 시작했다”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좋은 제품을 좋은 가격에 안정적으로 공급해주면 바이오제약사들이 위탁생산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가경쟁력, 품질 등이 뛰어나 2020년까지 경쟁업체와 초격차를 만들어내겠다”며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 공장을 20여개 짓는 것처럼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신화를 쓸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바이오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꼽고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인 바이오로직스에 2조원을 투자했고, 2020년까지 2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예정이다. 반도체를 통해 세계적으로 입증한 제조 기술을 바이오의약품 생산 분야에서도 선보이겠다는 목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매출과 영업이익을 2020년에 각각 1조원·4천억원으로, 2025년에는 각각 2조원·6천억원 이상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전문기업은 제약사로부터 제조를 위탁 받아 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반도체 분야에서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 받아 생산·공급하는 파운드리(foundry)와 같다.
증권업계 분석가들도 바이오 산업이 삼성의 향후 먹거리 사업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건설 속도가 경쟁업체의 절반인 2년6개월”이라며 “바이오제약업체가 임상 3상에서 위탁 생산을 맡길 수 있어 큰 장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임상 3상에서 위탁 생산 계약을 맺으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년6개월만에 가능하지만, 다른 기업의 경우 4년이 걸린다”라며 “이미 3공장 역시 글로벌 제약사와 상당 부분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출이나 일자리 창출에서는 기존 주력 사업에 못미친다. 삼성전자의 1년 매출이 200조원에 이르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년 뒤에야 매출 2조원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일자리 역시 3공장 완공으로 600명이 늘어나는 정도다. 한병화 애널리스트는 “삼성의 다른 사업에 비해 경기 변동성이 낮다”며 “매출이 적더라도 영업이익률은 40%에 이르는 만큼 수익성은 다른 사업의 40조원 매출과 같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에 대해 삼성의 한 부장은 “고용과 영업이익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업은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기공식에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양희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인천/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바이오의약품
유전자재조합기술과 세포배양기술 등 생물공학 방식을 이용해 사람이나 생물체에서 가져온 세포·단백질·유전자 등을 원료로 생산한 의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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