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지난해 두 차례 사무직 직원들에 대한 희망퇴직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 말에도 희망퇴직을 진행할 방침이다. 모회사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에서의 사업 규모나 생산 물량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한국지엠은 올해 초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시장 철수로 인해 생산 물량이 줄어든 군산공장 생산체계를 2교대에서 1교대로 바꾼 바 있다.
<한겨레>가 11일 입수한 한국지엠의 최근 전자우편을 보면, 2011년 12월 말 이전 입사한 사무직을 대상으로 오는 14일부터 내년 1월8일까지 희망퇴직 지원을 받는다고 돼 있다. 퇴사일은 내년 1월31일이다. 회사 쪽은 팀장급 이상 직원들에게 보낸 이 전자우편에서 “글로벌 경기 여파, 국내 시장에서의 어려움, 수익성과 관련된 중대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올해 생산직 희망퇴직 이후 사무직 직원으로부터 희망퇴직 문의를 받아 이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희망퇴직을 할 경우 입사연도에 따라 2~3년치 연봉과 최대 2년치 자녀 학자금, 퇴직 뒤 1년 이내에 신차 구입시 1000만원 할인 바우처를 지급한다.
희망퇴직 실시에 대해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 사무지회는 회사의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날 노조는 성명을 내어 “회사의 경영난 주장은 구체적인 근거가 부족하다”라며 “올해 초부터 지엠은 고비용과 강성 노조를 거론하며 한국에서 경영상 난점이 있다는 여론전을 해왔다. 노조는 내수시장을 강화하고 연구개발 능력을 키우자고 주장했지만 회사가 이러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국지엠은 지난해 2월 입사 4년차 이상 사무직과 현장 감독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해 300여명이 퇴직했다. 그로부터 1년도 지나지 않은 지난해말 사무직 팀장 이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100명 가량이 회사를 떠났다. 상대적으로 반발이 적은 사무직들을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 실시 이후 생산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한국지엠은 지난 6월 이 회사로 자리를 옮긴 제임스김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가 내년 1월1일부터 새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한다고 밝혔다. 제임스김 사장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AMCHAM) 회장이기도 하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