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6년차 스타트업으로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차지한 샤오미의 류더 부대표 겸 공동창업자가 지난 26일 한국을 찾았다.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박람회 개막식에서 특별 강연을 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이티 기업 전문경영인이었다가 불혹의 나이에 스타트업 창업에 나선 레이쥔 회장과 함께 2010년 샤오미 창업에 나선 일곱명 가운데 한명이다. 그는 이날 코엑스 강연에서 “과거보다 기회가 많지 않아 좌절한 젊은 세대에게 친구가 된 것이 우리의 성공 비결”이라고 밝혔다. ‘신창타이’(뉴노멀)에 적응해야 하는 젊은 세대에게 의미심장한 발언이다. 샤오미는 글로벌 브랜드 수준의 높은 사양에 절반 이하라는 파격적인 가격의 스마트폰으로 젊은층의 폭발적 반응을 이끌어냈다. 류더는 샤오미의 디자인 개발과 제품 생태계 구축을 이끌고 있는 총책임자이다.
샤오미는 2010년 4월 출범한 작은 스타트업이었지만, 사실 글로벌 기업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중국 최고 전문가들이 뭉친 초호화 군단이기도 했다. 레이쥔과 류더 말고도 구글연구소 총괄엔지니어로 중국에서의 모바일 검색 업무를 이끌었던 린빈, 마이크로소프트의 수석엔지니어였던 황장지, 구글차이나의 수석 제품매니저였던 훙펑, 모토롤라의 베이징 연구개발센터 총괄엔지니어였던 저우광핑 등이 공동 창업자로 합류했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세계의 시장’으로 진화하면서 글로벌 최고 아이티 기업들은 생산·연구·개발 기지를 앞다퉈 중국에 두었다. 이렇게 누적된 인적 잠재력이 샤오미의 스타트업에서 ‘혁신’으로 재탄생한 셈이다.
‘샤오미’는 중국 말로 좁쌀이라는 뜻으로, 겉치레보다 실용을 중시하는 기업의 지향점을 담았다. 샤오미는 광고도 하지 않고 오로지 온라인으로만 제품을 판매했다. ‘미펀’이라 불리는 제품 팬층이 된 이들이 퍼뜨리는 온라인 입소문을 통해 매출을 키웠다. 창업 6년차인 지난 5월에서야 베이징에 오프라인 매장을 처음 열었을 정도로 철저하게 온라인 지향이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을 주력으로 출발했지만, 흔히 ‘샤오미 생태계’로 불리는 제조기업 군단을 확보하고 웨어러블, 스마트티브이 등 생활 밀착형 기기로 신속하게 외연을 확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샤오미는 스마트폰에선 큰 이윤을 남기지 않고 모바일 플랫폼을 우선 장악한 뒤 사물인터넷(IoT) 생태계를 선점하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샤오미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을 모두 제치고 점유율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정세라 기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