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서울~세종고속도로 내년부터 건설한다

등록 2015-11-19 07:31수정 2015-11-20 10:42

서울~안성 2022년 완공, 안성~세종은 2025년
길이 129㎞·너비 6차로…사업비 6조7천억 투입
민간자본 유치…서울~세종 70분대로 줄어들 듯
서울과 세종시를 바로 연결하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내년 착공돼 2025년까지 민자사업으로 건설된다. 수도권과 충청권 사이는 전국에서 가장 교통량이 많지만, 정부가 대부분의 사업비를 대면서 굳이 민자 고속도로를 건설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또 총선용이 아니냐는 지적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19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과 세종을 연결하는 길이 129㎞, 너비 6차로의 민자 고속도로를 2016~2025년 사업비 6조7천억원을 들여 건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수도권과 충청권에는 경부·중부·서해안고속도로가 지나고 있으나 증가하는 교통량을 감당하지 못해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차량 정체가 벌어지고 있다. 이 고속도로는 2009년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됐으나, 7조원에 이르는 비용 때문에 그동안 추진되지 못했다.

공사는 두 구간으로 나눠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1단계 서울~안성(71㎞) 구간은 한국도로공사가 먼저 착공한 뒤 사업자를 결정하는 대로 민자사업으로 전환한다. 2016년 착공해 2022년 완공할 예정이다. 2단계 안성~세종(58㎞) 구간은 민자사업 절차에 따라 추진하며, 2020년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경부·중부고속도로의 정체 구간이 209㎞에서 89㎞로 6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통행 속도도 경부는 평균 시속이 65㎞에서 71㎞, 중부는 73㎞에서 83㎞로 높아져 현재 평일 1시간48분, 주말 2시간9분 걸리는 서울~세종 이동시간이 1시간14분으로 단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그동안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보다는 중부고속도로의 확장을 요구해온 충북 지역의 여론을 고려해 중부고속도로를 확장하는 사업의 타당성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서울~세종 고속도로 2단계 사업에서는 세종~청주 오송 사이의 지선 건설도 추진된다.

그러나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은 여러 측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먼저 민자사업으로 추진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재정 부담을 줄이고 민간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손익공유형’(BTO-a) 민자사업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손익공유형은 정부와 민간이 함께 사업비를 대고 그 이익과 손해를 나누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1조4천억원의 용지 보상비를 대고, 건설비 5조3천억원은 민간자본으로 조달한다.

그런데 기획재정부가 4월 발표한 손익공유형 민자사업 방식을 보면, 결과적으로 정부가 건설비의 70%를 대는 것이어서 민자사업이라고 보기 어렵다. 민간이 건설비 5조3천억원을 조달하긴 하나 정부가 운영 기간(통상 30년)에 건설비의 70%에 해당하는 원리금을 대신 갚아줘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가 토지 보상비의 100%, 건설비의 70%를 대고도 운영권은 민자사업자에게 넘겨주는 것이다. 대신 이익이 나면 건설비 비율에 따라 정부가 70%, 민간이 30%를 가져가는 구조다. 민간사업자의 위험을 정부가 덜어주는 대신 통행료를 낮추기 위해서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손익공유형은 정부가 최소운영비의 70%를 보장해주는 것으로 과거와 보장 정도는 달라졌지만, 정부가 폐기됐다고 주장하는 최소운영수익보장제(MRG)와 같은 방식”이라며 “만약 실제 이익이 사업운영비의 30% 미만인 경우에는 정부가 나머지를 세금으로 지원해줘야 하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는데 실제 민자사업으로 흑자를 발생시킨 사업자는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최소운영수익보장제는 천안~논산 고속도로 건설, 서울지하철 9호선 건설·운영에 도입했던 방식으로 민간기업에 과도한 특혜를 주고 통행료의 급격한 인상을 불러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현재 이 지역 고속도로 요금의 120%가량 될 전망이다. 현재 승용차 기준으로 경부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서울~세종 요금은 5700원, ‘경부+천안~논산 고속도로(민자)’를 이용하는 요금은 6700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세종 고속도로의 통행료는 6800~8천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통행료는 민자사업자와의 협의 과정에서 더 높아질 수도 있다.

추진 배경도 의심을 사고 있다. 김일평 국토부 도로국장은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해왔고, 최근 금융 사정이 달라져(대출이자가 낮아져) 민자사업이 가능해졌다. 경기 부양 효과도 있지만, 기본 목적은 교통 정체 해소”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과 충청권 표를 얻기 위해 그동안 유보해온 사업을 전격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노선을 두고도 논란이 있다. 이번 노선은 중부고속도로와 출발점과 노선이 매우 비슷하다. 구리에서 출발해 하남과 성남, 광주, 용인, 안성, 천안, 세종으로 연결된다. 서울 동북권과 강남권에선 이용이 편리하지만 서울 서부와 도심에서는 진입로까지 1시간 이상 걸린다. 서울 동부에 이미 경부와 중부고속도로가 지나는 점을 고려하면 새 고속도로를 경부와 중부고속도로 사이가 아니라, 경부와 서해안고속도로 사이에 건설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수 있다. 이곳에는 이렇다 할 고속도로가 없고, 과천·안양·수원·화성·평택·아산·공주 등 경기와 충남의 주요 도시들을 지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 현재 서울과 세종 사이에는 경부와 중부, 천안~논산 고속도로 등 3개 고속도로가 지난다. 전국의 어느 지역보다 고속도로가 조밀하게 들어선 지역이다. 국토부의 한 간부는 “호남고속철도에 세종역을 설치하는 데는 500억원 이하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속도로 건설보다는 고속철도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는 의미다.

세종/김규원 기자 ch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