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낮(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한 경찰관이 구글의 자동차를 멈춰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교통경찰이 법규를 위반한 자동차를 멈춰 세운다. 그런데 차에 다가가니 운전석에 아무도 없다. 컴퓨터가 운전하는 자동차였던 것이다.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볼 수 있던 장면이 현실로 다가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경찰국은 12일(현지시각) 블로그를 통해 이날 낮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고 밝혔다. 자동차는 인근에 본사를 둔 구글이 도로에서 실험 주행 중이던 무인자동차였다.
마운틴뷰 경찰국은 “해당 도로는 최저속도가 시속 35마일(시속 약 56㎞)이었는데 자동차는 24마일로 달리고 있었다. 경찰관이 차를 멈춰 세우고 다가가다가 구글 자율주행 자동차임을 알아차렸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스스로 선 것까지는 아니었다. 지역 신문 <산호세머큐리뉴스>는 “경찰의 요구를 받고 탑승자가 수동운전으로 전환해 차를 세웠다”고 전했다.
무인자동차가 법을 위반하면 누구에게 위반 딱지를 끊어야 할까? 프로그래머일까, 탑승자일까, 회사일까. 이번 일은 이런 곤란한 질문에 대한 답을 가리는 선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경찰이 법규 위반은 아닌 것으로 최종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글 차량은 캘리포니아 교통 법규에서 ‘지역 전기 자동차’로 분류되며, 시속 35마일 이하로 달리도록 규정돼 있다.
구글은 이번 일을 무인자동차의 안정성을 알리는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 자율주행 연구팀은 블로그에 “지금까지 총 120만 마일(193만 ㎞)을 달리면서 단 한번도 딱지를 끊은 일이 없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썼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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