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실적 전년 대비 16% 감소
올 들어 10개월 내리 뒷걸음질
국제유가 하락·중국 경기 부진 영향
“주요 산업 체질 개선” 목소리 높아
올 들어 10개월 내리 뒷걸음질
국제유가 하락·중국 경기 부진 영향
“주요 산업 체질 개선” 목소리 높아
한국 경제 성장의 버팀목이었던 수출 부진의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2015년 10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10월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 줄어든 434억7천만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올해 들어 수출액은 국제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 부진, 세계 교역량 둔화 등에 따라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10월 감소 폭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후 최대치이다. 올해 8월(-15.1%)에 6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한 지 두달 만에 또 기록을 고쳐 썼다. 게다가 10월 수출 물량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9.4% 줄었다. 이는 지난 6월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다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누적 수출액은 4403억달러, 누적 수입액은 367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각각 7.6%, 16.5% 줄었다.
10월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석유제품(정유) 및 석유화학, 선박 부문의 수출 부진 영향이 컸다. 선박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63.7% 추락한 것을 비롯해 석유화학 및 석유제품도 각각 44.9%, 31.6% 줄었다. 특히 몸값이 비싼 대형 해양플랜트 인도가 전무했다. 반면 지난해 10월엔 드릴십(해상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특수선) 등 해양플랜트 공사 3건이 완료돼 인도를 마쳤다. 현대중·삼성중·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업체들이 현재 공사 중인 해양플랜트는 60~70척가량으로 추산된다.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은 국제 유가 약세로 수출 단가가 내려간데다 중국 경기 위축, 경쟁 심화로 인해 수출 물량마저 감소한 게 문제였다. 나성화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10월에 정기 시설보수를 한 석유제품·석유화학 회사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많았다”며 “전달까지는 수출 단가가 떨어져도 수출 물량은 증가했는데, 10월엔 단가 하락과 물량 감소가 겹쳤다”고 설명했다.
13대 수출 품목 가운데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수출액이 늘어난 경우는 갤럭시노트5 등 신제품 출시 효과를 본 무선통신기기가 유일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에 견줘 줄어든 가운데, 미국 시장 수출 감소 폭은 -11.4%로 지난 9월 -3.6%에 견줘 크게 확대됐다. 신승관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지난해 10월 대미 수출 실적이 사상 최대치였으므로, 상대적으로 낙폭이 커 보인다”며 “지난해엔 미국 셰일가스 개발로 지금은 수출이 부진한 철강 제품 수요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주요 산업에 대한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대경제연구원 이부형 동북아연구실장은 이날 내놓은 ‘국내 산업의 7대 문제점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정체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국의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은 2010년 이후 3% 수준으로 중국(12.4%)·독일(7.7%)·일본(3.6%)에 견줘 낮은 편인데다, 세계 수출 시장 점유율 1위 상품 수도 2009년 73개에서 2013년 65개로 줄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실장은 “우리 전체 수출에서 10대 산업의 비중은 1980년 55.9%에서 2014년 86.3%로 크게 확대됐으나, 신성장동력 발굴은 지연되고 있다”고 짚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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