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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해운업계 ‘정부발 M&A’

등록 2015-10-28 20:35수정 2015-10-28 21:05

한진해운에 현대상선 합병 타진…인수 요청은 안해
정부, 위기의 조선·해운 등 구조개편 본격화 가능성
양쪽, 시너지 적어 거부감…현대그룹선 상선 매각설도
정부가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해운산업 재편을 위해 1위 업체인 한진해운에 현대상선과의 합병 의사를 타진했으나 한진 쪽은 일단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진해운은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정부로부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검토한 결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며 “현대상선 인수에 대해서는 요청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합병 검토를 요청한 정부 부처와 요청이 들어온 시기 등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상선은 이날 공시를 통해 “정부로부터 (합병) 검토 요청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정부가 한진해운 쪽에 현대상선과의 합병을 타진한 배경에 대해 강성진 케이비(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 급락에 따른 양사의 유동성 악화가 지속되자 정부가 정상화 방법의 일환으로 권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 해운사 ‘빅2’ 경영 현황
국내 해운사 ‘빅2’ 경영 현황
지난해 이후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자산매각 등의 자구계획에 따라 약 5조원의 자금을 마련했지만 누적 적자가 많아 재무구조 개선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도 “정부가 위기 산업인 조선·해운 등을 구조개편하겠다고 나서면서 나온 방안 중 하나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달 중순 해운·조선·철강·건설·석유화학 등 다섯개 업종의 구조개편을 위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참여하는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를 신설한 바 있다.

한때 ‘글로벌 해운사 톱10’에 들며 선전했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2000년대 후반부터 국외 경쟁 선사들이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점차 위축되기 시작했다. 현재 선복량(적재능력) 기준으로 한진해운은 세계 9위(62만TEU), 현대상선은 16위(38만TEU)로 밀려난 상태다. 1위 덴마크 선사인 에이피엠(APM)-머스크(301만TEU)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중국 국영 선사들의 위협도 커지고 있다. 현재 중국은 정부 주도로 국영 해운사인 세계 6위 코스코와 7위 시에스시엘(CSCL) 등 대표 국영 해운사들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두 회사의 합병이 완료되면 한국 해운업에 더 깊은 그림자가 드리워질 가능성이 높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2분기부터 5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여유가 생겼지만 현대상선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지난 23일 채권단이 2천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2개월 연장해주면서 현대상선은 올해 유동성 위기는 넘겼으나 업황이 좋지 않아 내년 자금사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다. 또 최근 6500억원 규모의 현대증권 매각이 무산되면서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자구계획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현대증권을 남기고 현대상선을 매각하는 방안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현대증권 매각 불발 이후 산업은행과 협의하며 추가적인 자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대상선 매각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합병안에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각기 속한 해운동맹(얼라이언스)이 달라 파트너사간 협의가 어렵고, 유럽과 미주 등 노선이 겹치며, 운임 원가가 서로 달라 합병의 시너지가 크지 않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의 최대주주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그룹의 상징성 있는 사업들을 양보할 리가 없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충현 케이디비(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가 노선이 중복되고 재무구조도 좋지 않아 합병이 부담되는 상황”이라며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충분히 날지, 어느 쪽이 인수하든 차입금 부담이 큰 만큼 정부가 이를 해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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