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폴크스바겐 조작 정보’ 독일서 통보받을 수 있건만…정부, 한달 넘게 검토조차 안했다

등록 2015-10-26 19:59수정 2015-10-27 11:47

한-EU FTA 따라 가능한데도
산자부 “소관 아냐” 환경부 “잘 몰라”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조항을 통해 협정 체결국인 독일로부터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사건에 대한 사실관계를 통보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러나 정부는 사건 발생 한달이 넘도록 이런 조항을 활용할 수 있을지 검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폴크스바겐그룹은 한국 시장에서 판매한 폴크스바겐·아우디 경유차 12만1038대에도 인증 시험을 받을 때만 배출가스량을 줄이는 ‘눈속임’ 소프트웨어를 사용했다고 시인한 바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국제통상위원회 소속 송기호 변호사는 26일“한-EU FTA 부속서 2-다 제8조, 부속서 13(무역과 지속가능한 발전에 관한 협력) 1.라 조항을 활용해 독일로부터 자동차 안전·환경과 관련해 발생한 문제인 폴크스바겐 배출가스량 조작 사건에 대한 정보를 통보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 요건(대기환경보전법 제46조 및 시행규칙 제62조)은 유럽 기준과 같다. 한-EU FTA의 기술규정 상호 인정에 따라,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 ECE) 규정을 준수해 인증을 받은 경우 국내에서도 관련 규제를 충족하는 것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부속서 2-다 제8조를 보면, 협정 당사자가 이런 인증 요건을 어긴 사항을 발견한 경우 다른 쪽에 알린다고 돼 있다. 부속서 13 1.라 조항은 국제적으로 합의된 지침의 효과적 이행과 후속조치, 공정하고 윤리적인 무역, 녹색공공조달을 포함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정보 교환과 협력 등을 규정해 놓고 있다.

통상 주무부처인 산업자원통상부 구조통상과 담당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폴크스바겐 사건에 대한 통보와 관련해) 우리 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안은 없다”며“에프티에이 총괄은 우리가 맡지만, 폴크스바겐 사건은 환경부가 조사하고 에프티에이 규정도 검토했으므로 그쪽에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송기호 변호사가 지적한 한-EU FTA 조항 활용이 가능한지 검토조차 해본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홍동곤 교통환경과장은 “(해당 조항 활용 가능성에 대해) 고민을 안해봤다”며 “독일 정부도 폴크스바겐이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아직 정확하게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19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폴크스바겐 경유차 배출가스량 조작 사건을 발표하자, 독일 연방교통부 산하 자동차청(KBA)은 자국 시장에서 판매되는 폴크스바겐 경유차에 대한 재조사에 나섰으며 이러한 조사와 별도로 독립적인 조사위원회가 구성돼 활동을 시작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이 확인한 외교 문서에 따르면, 주 독일 대한민국 대사관은 지난 9월 독일 연방교통부와 폴크스바겐을 접촉해 사실 관계를 문의했으나 정보를 받지 못했다. 특히 연방교통부는 조사 결과와 관련 정보를 한국 정부에 공유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에 ‘현 단계에서는 사실관계 확정이 최우선 과제’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송기호 변호사는 정부가 폴크스바겐 사건 파악을 위해 활용할 수 있는 한-EU FTA 조항을 검토하지 않은 데 대해 “(정부가) 국내 소비자와 환경을 보호할 최소한의 권한조차 행사하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