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목 디스크 질환을 치료할 때 주로 목 앞부분을 절개하는 수술법이 시행되는데, 목의 뒷부분을 이용한 수술법도 치료 효과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천기·김치헌 서울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과 성주경·김경태 경북대병원 신경외과 교수팀은 이런 내용의 연구결과를 <유럽척추학회지> 최신호에 발표했다. 목 디스크 질환자 44명한테 이른바 ‘후방접근 디스크제거술’을 시행해 얻은 결과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22명의 환자에게 목 뒤로 내시경을 넣어 신경을 누르고 있는 디스크 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경북대병원 의료진 역시 22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 대신 튜브와 현미경을 이용한 후방접근 디스크제거술을 시행했다.
연구팀이 수술 뒤 2년 동안 환자 상태를 관찰한 결과, 44명 가운데 38명(87%)은 목과 팔의 통증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내시경 수술을 받은 환자는 평균 통증점수가 수술 전에는 목과 팔이 각각 5.7점, 6.4점이었지만, 수술 2년 뒤에는 각각 0.8점과 0.9점으로 크게 줄었다. 통증점수는 0에 가까울수록 통증이 적고 10은 가장 심각한 상태로 분류한다. 튜브 현미경 수술을 받은 환자 역시 수술 전 통증점수는 목과 팔이 각각 7.3점, 7.7점이었지만, 수술 2년 뒤에는 두 곳 모두 1점으로 크게 감소했다.
또 수술을 받고 난 환자 10명 가운데 4명은 목이 앞으로 굽은 ‘거북목’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목 디스크 질환이 발생하면 디스크가 목의 신경을 눌러 목을 제대로 펴지 못하게 되는데, 환자들은 디스크 질환으로 인한 통증을 피하려 목을 앞으로 굽히면서 거북목이 생긴다.
목 디스크 질환이 발병하면, 지금까지는 목 앞을 절개해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전체를 제거하고 목 관절을 고정하는 수술법이 주로 시행됐다. 하지만 목 앞쪽에 3㎝ 정도의 흉터가 남고, 목 관절을 고정해야 해 목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의료진은 “목 뒤로 수술하는 방식은 내시경이나 현미경을 이용해 신경을 누르는 디스크 조각만 제거하기 때문에 목 뒤에 흉터가 남아 일상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또 문제가 된 디스크 조각만 잘라내고 기존의 디스크를 그대로 보전하기 때문에 목 움직임의 제한도 적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스크의 위치나 척수 압박 정도에 따라서 이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는 만큼 수술 전에 상담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조언이다.
김양중 의료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