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한겨레 자료사진
불공정거래 제재 받고도
결국 재승인 받아내
강현구 사장 동반성장위원 임명이
영향 미쳤을 의혹 제기돼
결국 재승인 받아내
강현구 사장 동반성장위원 임명이
영향 미쳤을 의혹 제기돼
지난 4월 말 이뤄진 홈쇼핑사업 재승인 심사에서 공정거래위원회의 홈쇼핑 불공정거래 행위 조사 결과(3월 발표)가 1천점 만점에 3%인 30점만 반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납품 관련 각종 비리로 검찰 수사를 받은 롯데홈쇼핑의 재승인 심사에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알려졌던 공정위 조사 결과가 사실은 형식적인 심사기준에 불과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김영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미래창조과학부의 홈쇼핑 재승인 기준 심사에서 공정위 조사 결과가 고작 30점만 반영됐음을 공정위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 3월에 6개 홈쇼핑업체에서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143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당시 롯데홈쇼핑은 이 문제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된데다 씨제이(CJ)오쇼핑(46억2600만원)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과징금(37억4200만원)을 부과받아 목전에 닥친 홈쇼핑 재승인이 어렵지 않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게다가 홈쇼핑의 사업승인 심사권한을 가진 미래부가 재승인 심사기준에 새로 ‘과락제’를 도입한 시점이어서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은 더욱 불투명했다. 총점이 아무리 높아도 몇몇 항목에서 과락이 되면 재승인이 안 되는데, ‘방송의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실현 가능성’(200점) 등이 과락 적용 대상이었다. 200점 만점에 100점을 밑돌면 과락이 적용된다.
하지만 롯데홈쇼핑은 지난 4월30일 재승인 허가를 받았다. 총점 1천점 만점에 672.12점으로 합격선 650점을 가까스로 넘긴 성적이었다. 게다가 공적책임 항목은 200점 만점에 102.78점으로 과락을 피해 턱걸이를 했다. 이 항목에서 공정위 조사 결과는 고작 30점의 미미한 배점으로 반영됐다.
강현구 롯데홈쇼핑 사장은 재승인 심사 발표 열흘 전인 4월20일 동반성장위원회 동반성장위원으로 임명됐다. 기업의 동반성장 노력 여부는 홈쇼핑 재승인 심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롯데홈쇼핑의 재승인에 대한 문제제기가 잇따르자 감사원은 지난 5~7월 특별감사를 진행해 발표를 앞두고 있다.
김 의원은 “롯데홈쇼핑이 각종 부당행위와 불공정거래행위 위반으로 제재를 받고 사회적 물의를 크게 일으켰는데, 정작 재승인 심사 땐 형식적인 수준에서 반영됐다”며 “소관 부처인 미래부에 영향을 끼칠 만한 조직에 해당 회사의 대표가 선임되는 등 롯데홈쇼핑 재승인 심사 결과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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