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지난해 11월 손아무개씨는 인터파크도서에서 11만원어치 책을 구매했다. 구매시 50% 즉시할인과 70% 아이(I)포인트(인터파크 포인트 이름) 적립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던 손씨는 포인트 적립을 선택했다. 즉시할인을 받으면 약 6만원을 할인받고, 포인트 선택시 약 7만원을 적립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터파크도서에서 1 아이포인트는 1원과 같은 효과가 발생하며 10 아이포인트부터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 시간 포인트가 적립되지 않아 인터파크도서에 문의했던 손씨는 “14일 이내 구매 확정을 누르지 않아 포인트 적립이 되지 않았고, 다시 지급할 수 없다”는 대답을 들어야 했다.

인터파크도서는 상품이 출고완료 된 뒤 14일 이내에 인터파크도서 홈페이지에서 구매확정 버튼을 눌러 포인트 적립을 고객이 직접 하도록 하고 있다. 이와 달리 동종업계인 예스24, 알라딘은 상품 출고 뒤 포인트를 자동적립해주고 있다.

구매확정 뒤 포인트를 수동적립해야 한다는 사실을 몰랐던 손씨는 인터파크도서에 문제 제기를 했다. 이에 인터파크도서는 “상품구매 페이지에 ‘출고완료+14일내 미적립시 자동소멸’이라는 문구를 표시하고 있으며, 포인트 적립을 알리는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고지의무를 다했다”고 답변했다. 그리고 “해당 절차를 완수하지 못한 건 소비자의 책임이나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애초 포인트의 50%를 적립해주겠다”는 협의안을 제시했다.

손씨는 “상품구매 페이지의 작게 표시된 문구를 발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아이포인트 받으세요’라는 문자만으로는 포인트 적립을 직접 해야 하는 건지 알 수 없다”며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했다.

이에 소비자보호원은 소비자분쟁위원회를 열고 지난 8월 인터파크도서가 손씨에게 애초대로 7만여 포인트를 지급할 것을 결정했다. 소비자보호원은 “포인트 지급의 경우도 즉시할인과 달리 취급할 이유가 없으며, 포인트 적립청구권의 행사기간을 제한한 약관 조항은 포인트 적립청구권의 소멸시효 단축 약정에 해당하므로 계약의 중요 내용을 명확하게 고지하여야 함에도 불명확한 방식으로 표기하여 소비자에게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정했다.

도서를 구입한 시점부터 소비자분쟁위 결정으로 포인트를 다시 받기까지 9개월의 시간을 허비한 손씨는 “포인트와 할인 등으로 소비자를 현혹시켜 과다결제하게 하고 사소한 소비자의 부주의를 이유로 포인트를 지급하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면서 “구매시 포인트가 자동적립되는 줄 알고 있던 소비자들이 놓친 포인트가 그대로 인터파크의 이익이 되지 않겠냐”고 말했다.

인터파크는 “즉시할인보다 포인트 적립의 혜택을 더 주는 것은 홈페이지에 접속해 또다른 혜택을 누려보라는 의도가 있다”며 “수동적립에 대해선 충분히 고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터파크 도서 구매시 소비자들이 즉시할인과 포인트 적립을 선택하는 비율은 3:7이다.

소비자원은 “개별 분쟁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으로 인터파크도서에 시정조처를 권고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