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2010년 4분기~올 1분기 집계 결과
13조원 늘어…은행 증가율의 2배
“가계부채 상승의 숨은 통로” 지적
마이너스 체크카드 발급도 급증
6월 현재 220만장…3년새 40% 늘어
13조원 늘어…은행 증가율의 2배
“가계부채 상승의 숨은 통로” 지적
마이너스 체크카드 발급도 급증
6월 현재 220만장…3년새 40% 늘어
최근 5년 새 대출을 전담으로 하지 않는 보험사에서도 주택담보대출이 60%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부가 세제혜택을 준 체크카드가 마이너스 통장 대출과 연계되면서 ‘빚 권하는 카드’가 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일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선 가계부채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을 추궁하는 여야 의원들의 질의가 잇따랐다.
이날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업권별 주택담보대출 현황’ 자료를 분석해, 최근 몇년 새 대출을 전담으로 하지 않는 보험사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다른 금융업권에 견줘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늘었다고 지적했다. 2010년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금융권 주담대는 357조4천억원에서 463억원으로, 105조6천억원이 늘었다. 업권별로는 은행이 90조2천억원, 보험이 12조8천억원, 상호금융이 3조1천억원 증가했고, 저축은행은 5천억원이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의 주담대 증가율로 보면, 보험이 67.7%로 은행(31.7%)에 견줘 두배 이상 높다. 신 의원은 “금융당국이 은행권 주담대에만 주목하고 있는데, 대출이 주업무가 아닌 보험권에서도 주담대가 크게 늘어난 것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급증하고 있는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경고도 나왔다. 이운룡 의원(새누리당)은 금감원 자료를 토대로 올해 6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222조9043억원으로 1년 새 12.3%(24조3647억원)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가계부채 증가율(9.1%)에 견주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자영업자 빚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자영업자 대출 증가를 비롯해) 계속 늘고 있는 가계부채 총량관리와 향후 금리인상기에 대비하기 위해 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다시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대출규제가 완화된 지난해 8월 이후 주담대 월평균 증가액은 5조5천억원으로, 1~7월 평균(1조6천억원)보다 3배가량 높다.
올해 6월말 기준 마이너스 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가 총 220만장에 이르며, 2012년 6월 말(157만장)에 견주면 40% 가까이 늘어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 차원에서 세제 혜택까지 준 체크카드가 마이너스 대출과 연결돼 ‘빚 권하는 카드’가 됐다”며 “마이너스 체크카드 대출은 ‘급전’ 성격을 띠는 카드대출 속성상 일반 가계대출에 부실 위험이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계부채 급증에 대한 정부 대책이 부실한 것 아니냐는 추궁도 이어졌다. 강기정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2017년까지 (소득 대비 부채비율을) 155%로 낮추겠다고 약속했지만 오히려 지난해 164%까지 올랐고, 올해는 169%까지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따졌다. 김현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최경환 부총리가 (지난해 8월 대출 규제를 완화해) 빚 내서 집 사라고 해놓고, (지난 7월 가계부채 관리 방안을 발표해) 1년 만에 가계대출을 줄이겠다고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지적에 대해 “가계부채는 꾸준히 관리해나간다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며 “당장의 위기 요인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임 위원장은 또 “최 부총리가 빚 내서 집 사라고 한 것은 아니었다”며 “(대출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이 워낙 침체돼 있어 이를 정상화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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