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2천억원에 지분 100% 인수
2년간 1조원 투자 집행키로
앞으로 분할재매각 할듯
테스코, 매각차익 5조원 챙겨
2년간 1조원 투자 집행키로
앞으로 분할재매각 할듯
테스코, 매각차익 5조원 챙겨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가 7일 영국 테스코로부터 홈플러스 지분 10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매물을 사들인 뒤 되팔아 이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사모펀드가 홈플러스를 인수함에 따라, 앞으로 재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국내 2위 대형마트로 2014년 매출 8조6천억원, 영업이익은 7880억원이다. 엠비케이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인수대금은 7조2천억원(약 60억달러)이며, 그중 주식 지분 매입 금액은 5조8천억원(49억달러)”이라고 밝혔다. 나머지는 차입금(1조4천억원)을 떠안는 방식이다. 테스코가 1999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홈플러스에 투자한 금액은 총 8113억원(인수한 회사채 등을 포함하면 총 2조8천억원대로 추정)이다. 16년 만에 주식 매각 차익만 5조원에 이르는 셈이다. 테스코는 지난 16년간 홈플러스 회사채(1조5천억원)에 대한 이자 수익과 배당, ‘테스코’ 브랜드 사용 로열티(최근 5년간 918억원) 등의 명목으로 이미 투자 원금에 가까운 돈을 회수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따라 이른바 ‘먹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에서 대구 1호점으로 시작했으며, 1999년 테스코에 경영권이 넘어간 바 있다. 2005년 3월 ‘인수·합병의 귀재’로 불리는 김병주(52) 회장이 설립한 엠비케이는 운용자산 규모가 81억달러에 이르는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다. 총 3개 펀드(제1·2·3호)를 운용하고 있으며, 인수 기업의 가치를 높여 되파는 바이아웃(Buy-out) 전략에 집중하며 한미캐피탈·케이티(KT)렌탈·코웨이 등의 기업을 인수(매각)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엠비케이를 토종 사모투자펀드라고 말하지만, 1·2·3호 펀드에 들어온 자금은 주로 외국에서 유치한 자본”이라는 말도 나온다.
엠비케이는 2007년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인 씨앤앰을 인수한 뒤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외주화와 고용 구조조정을 대대적으로 실시해, 큰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엠비케이는 이런 일이 되풀이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홈플러스의 시장 선도적 지위와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2년간 1조원의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라며 “홈플러스 직원들의 현재 고용 조건과 단체교섭 합의안을 존중하며, 인위적인 인력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를 인수한 ‘엠비케이파트너스 컨소시엄’에는 캐나다공무원연금,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이 투자자로 참여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기금도 이 컨소시엄에 참여해 약 5천억원을 투자하며, 투자 형태는 손실을 최소화한 상환우선주(특수한 우선주로, 회사가 이익을 내면 나중에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로 알려진다. 엠비케이는 테스코의 ‘선 배당 지급’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140개 대형 매장, 375개 슈퍼마켓(홈플러스 익스프레스), 327개 편의점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엠비케이의 투자금 회수 출구전략은 분할매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역 점포들을 ‘세일 앤드 리스백’(점포 매각 후 재임대) 방식으로 유동화해 현금을 확보한 뒤 전략적 투자자(주로 국내 대형 유통사업자들)에게 파는 방식이 유력하다.
김미영 조계완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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