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당 1199원…중 증시 폭락 영향
원-엔 환율도 10일동안 5.9% 급등
원-엔 환율도 10일동안 5.9% 급등
중국발 금융시장 충격 속에 원-달러 환율이 5년1개월 만에 최고치(원화 가치 하락)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 상승폭(원화가치 하락폭)은 0.33%로 비교적 작았다. 1200원을 넘어서는 데 대한 심리적 부담과 함께 최근 주요국 통화 가운데 미국 달러화 가치가 떨어지고 엔과 유로가 오르고 있는 것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해석된다. 엔화값(100엔당 원)은 이날 재정환율 기준으로 전주말보다 1.86%나 뛰어올랐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0원(0.33%) 오른 달러당 1199.0원으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0년 7월 22일(1204.0원) 이후 최고치다. 장중 한때 12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후 원-달러 환율은 1196.1원까지 내려갔지만, 상하이종합지수가 장중 8.59% 떨어지고 외국인 매물이 쏟아지며 코스피 지수도 급락세로 돌아서자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중국 증시의 기록적 폭락과 외국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물 폭탄을 감안하면 이날 원-달러 환율 상승 폭은 작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달러 환율은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가 발표된 지난 21일엔 9.9원 상승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1200원선 돌파에 따른 부담감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중국 증시 폭락과 신흥국 통화 약세, 안전자산 선호 등 원-달러 상승 요인이 강했지만, 1200원을 넘어가면 국내 금융시장 여파가 커져 정부가 개입할 수 있다는 경계감 때문에 상승 폭이 제한됐다”고 말했다.
중국 경기 둔화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 달러화가 유로화와 엔화 등 주요국 통화 대비 약세인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보인다. 달러지수는 최근 사흘간 2% 넘게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 형상이 강해지면서 유로화와 엔화는 이날도 달러에 견줘 1% 안팎의 강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이날 원-엔 재정환율이 전주말보다 18.07원 오른 100엔당 990.09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10월21일(991.35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 11일 중국의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원화 약세, 엔화 강세 현상이 이어지면서 원-엔 환율은 지난 10일 이후 거래일수로 10일 동안 54.97원(5.9%) 급등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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