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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귀국한 신동빈 처음으로 입 열어… “아버지 건강 대답하기 힘든 부분”

등록 2015-08-03 19:42수정 2015-08-03 23:06

“해임지시서 법적효력 없는 서류
주총 개최는 이사회 통해 결정”
3일 귀국한 신동빈 롯데 회장은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차별화를 꾀했다. 국민에게는 사과하면서, 차분히 자신이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음을 은근히 드러냈다. 단정적인 발언을 피했으나, 정해진 법적 절차에 따라 사태를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방송>과의 인터뷰를 자처하며 연일 공세를 펼친 형 신동주 전 부회장과 달리 지난 일주일 동안 일본에 머물며 직접적인 대응을 피해온 신동빈 회장은 3일 귀국하자마자 사과부터 했다. 이날 오후 2시50분께 대한항공 2708편으로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신동빈 회장은 공항 입국장에서 마주친 취재진을 향해 먼저 아무 말 없이 30여초 동안 머리를 숙인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먼저 머리부터 숙이고 아버지의 창업정신과 기업 정상화를 언급한 것은 재계 서열 5위인 롯데그룹을 이끄는 총수로서 느끼는 책임감을 부각해 형과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청한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임원은 “최근 며칠 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이 언론에 보인 말과 행동은 롯데라는 기업의 이미지와 가치에 대해 아무 생각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룹을 책임지는 신동빈 회장 입장에서 더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서 귀국과 동시에 입장 발표를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데 그치지 않고 기자들의 질문에 하나하나 답변했다. 먼저 그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자신에 대한 해임지시서와 관련해 “법적인 효력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개최 여부에 대해 “6월30일에 주총을 실시한 적이 있다. 조금 기다렸다 하는 게 좋은지 좀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롯데홀딩스 지분 구성에 대해서는 “여기서 이야기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회장의 이런 발언은 형과의 경영권 분쟁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에 주총 소집이 급할 것이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7일 형이 아버지의 지시서를 근거로 자신 등을 해임하려 하자 이튿날 이사회를 열어 아버지를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게 하고 이후 주총에서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도록 했다. 이미 이사회를 통해 실질적 위험요인이라고 할 수 있는 아버지의 대표권을 박탈했기 때문에 아버지를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것은 급한 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신 회장은 ‘롯데가 일본 기업이냐’는 질문에 “한국 기업”이라고 답하면서 “95%의 매출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정책본부 임원은 “형보다는 훨씬 낫지만 신동빈 회장도 한국어 실력이 아주 자연스러운 수준이 아닌데 즉석에서 질문에 답변하면서 ‘우리나라’라는 표현을 사용한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또한 신동주 전 부회장과 차별화를 의식한 행보로 풀이되고 있다.

신 회장은 공항에서 빠져나간 뒤 곧바로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로 향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났다. 애초 그룹 쪽은 신 회장이 집무실로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동 중에 목적지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앞서 기자들과의 문답에서 신 회장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만난 게 지난달 8~9일께였고, 가까운 시일 안에 형과 아버지를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임원은 “자신이 한국에 없는 동안 아버지께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없으니 먼저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라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신재 기자 oh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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