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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로컬푸드 도시락’에 평창 올림픽 지속가능성 담는다

등록 2015-08-02 20:47수정 2015-08-03 10:26

송어·감자·더덕 등 강원 특산물로
관람객 등에 공급할 도시락 6종 개발
대회 끝나도 대표 먹거리로 브랜딩
올림픽-지역경제 선순환 모델 가능성
대기업 ‘스폰서십 독점권’ 해결해야
지난달 21일 강원도 원주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때 공급할 ‘로컬푸드 도시락’ 메뉴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에 참여한 사회적 경제 조직 관계자들이 강원도 특산물로 구성된 도시락들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달 21일 강원도 원주에서 평창동계올림픽 때 공급할 ‘로컬푸드 도시락’ 메뉴 최종 보고회가 열렸다.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에 참여한 사회적 경제 조직 관계자들이 강원도 특산물로 구성된 도시락들을 선보이고 있다.
“회원국들은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에 스포츠가 포함되도록 자국 정부를 설득하고 지원해 달라.”

지난 5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한 국제회의에서 발언한 내용이다. 올림픽에서도 기후변화 대응이나 생태계 보존 등 지속가능성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당부다. 최근 국제 스포츠 행사들은 이런 추세를 반영하고 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은 ‘공정무역 올림픽’을 표방하고, 커피와 홍차, 설탕, 바나나 등 주요 식재료를 공정무역 제품으로 사용했다. 이 배경에는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가 2009년 12월 수립한 ‘푸드비전 전략’이 있다. 푸드비전 전략은 올림픽에 공급되는 모든 식자재의 식품 안전과 식재료 재배 과정의 환경 영향, 노동자와 동물의 복지 등을 고려하는 높은 수준의 윤리적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다.

강원도 특산물로 메뉴를 구성한 로컬푸드 도시락 중 산야초 오행덮밥.
강원도 특산물로 메뉴를 구성한 로컬푸드 도시락 중 산야초 오행덮밥.
2018년 강원 평창에서 열리는 겨울올림픽의 상황은 어떤가? 가리왕산 등 환경 훼손과 예산 낭비 등의 논란이 여전한데다, 올림픽이 지역주민의 고용이나 소득과 밀접하게 연계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커지고 있다. 국제적 흐름인 ‘스포츠의 지속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셈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강원도의 특성을 살린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이 올림픽과 지역경제 간 상생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로컬푸드는 현지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현지에서 소비하는 지역 중심 농산물 유통체계다.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도내 사회적 경제 조직들과 함께 강원도에서 나는 대표적인 식재료들로 구성된 ‘로컬푸드 도시락’을 최근 개발했다. 센터 쪽은 “도내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로컬푸드를 사용해 올림픽에 공급할 수 있는 식품을 제조·유통하는 한편,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강원도를 대표하는 먹거리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로컬푸드 도시락의 메뉴 개발은 외식 프랜차이즈 업체이자 노동자협동조합인 ‘해피브릿지’가 맡았다. 지난달 21일 원주에서 공개한 도시락 메뉴는 한우쌈밥, 송어살사구이, 천지인 3종 주먹밥, 산야초 오행덮밥, 임연수어 베이컨 구이, 닭고기말이 등 여섯 종류다. 도시락의 주된 재료는 강원 영서지역의 곰취·곤드레·더덕, 고랭지에서 나는 옥수수·감자·메밀, 산천 지역의 민물생선, 대관령의 축산물, 영동지역의 흰살생선 등이다. 모두 도내에서 생산되는 특산물이다. 로컬푸드 도시락 사업에는 도내 주요 사회적 경제 기업인 원주푸드협동조합, 영월먹거리협동조합, 오음산산야초밥상, 토요인협동조합, 춘천지역자활센터, 고성지역자활센터 등이 참여한다. 이들은 로컬푸드 도시락을 브랜드화하고, 소셜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향후엔 청년 일자리와 연계한 ‘청년 푸드트럭 도시락’ 등의 사업도 구상중이다. 이강익 사회적경제지원센터 팀장은 “로컬푸드 도시락은 올림픽 자원봉사자와 관람객들에게 간편하고 영양가 있는 한끼가 되고 이를 통해 강원도 주민들은 수익 창출을 기대할 수 있다”며 “대회 기간 동안 지역 밖의 자본이 창출하는 단기적 일자리에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지역경제의 소득원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임연수어 베이컨 구이.
임연수어 베이컨 구이.
로컬푸드 도시락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올림픽 독점권’의 벽을 넘어야 한다. 글로벌 대기업들이 올림픽 공식 스폰서 계약을 통해 각종 브랜드 사용과 제품 공급권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강원도 사회적경제지원센터와 강원발전연구원, 지역고용전략개발포럼 등은 지역 기업이 올림픽에 참여할 수 있는 ‘로컬 스폰서십’을 제안하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런던올림픽을 통한 사회적기업 창출 전략과 같이 평창동계올림픽도 대회 이후 충분한 기회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는 상태다. 이강익 팀장은 “직접적인 공급망을 확보하기 어렵다면, 스폰서 기업의 공급망에 일부 식자재를 로컬푸드로 공급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도시락 외에 강원도 고유의 가공식품이나 기념품 등 사회적 경제 기업의 상품을 개발하고 마케팅하는 일도 함께 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회가 열리는 겨울철에 도시락을 적절히 보온할 수 있는 용기를 개발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다.

겨울올림픽은 80개국에서 약 200만명이 참여하는 대형 행사다. 개최지의 환경 문제와 더불어 외부 자원에 의존해 운영하는 방식은 지역주민의 삶과 분리될 수밖에 없다. 강원도의 ‘로컬푸드 도시락’이 지역경제의 선순환과 지속가능한 올림픽을 향한 디딤돌이 될지 주목된다.

조현경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연구위원 gobog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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