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겁다. 국제 금시세가 금 생산비로 알려진 온스당 1100달러를 밑돌자 시세가 바닥에 이르렀다는 기대가 퍼지고 있는 까닭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선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기 전까지는 달러 표시 금값이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는 전망이 아직은 더 많다.
한국거래소 KRX금선물 시장에선 지난주 20~22일 사이 사흘간 하루평균 2만1821g의 금이 거래됐다. 올해 하루 평균 거래량의 3배에 이른다. 금을 보유한 이들이 금값 상승을 기대하고 내놓지 않아, 거래소에선 수급불일치가 생기고 있다.
온라인쇼핑사이트 지(G)마켓은 지난 23일까지 최근 한달동안 순금제품·골드바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13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24일 주얼리·시계 부문 베스트셀러에도 ‘피주얼리 순금 골드바’(3.75g, 17만6000원)와 ‘일반형 돌반지’(3.75g, 18만7000원) 등 순금 관련 제품이 상위권에 랭크됐다고 지마켓은 설명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 23일 거래에서 5년만에 최저치인 1트로이온스(약 31g)당 1090.6달러까지 떨어졌다. 최근 한달간 하락률은 7.5%에 이른다. 24일에는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1099.11달러로 0.77% 반등했다. 금값 하락세는 미국이 통화정책을 정상화해 9월께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투자자들이 금을 팔고 달러 자산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지난 17일 중국 인민은행이 2009년말보다는 57% 많은 5332만온스를 보유하고 있다고 6년만에 금 보유량을 발표했는데, 보유량이 시장 예상의 절반에 불과했던 것도 금값 하락을 부추겼다.
하지만 국내 금값은 국제 금값에 견줘서는 하락폭이 매우 작다. 달러로 표시한 금값이 떨어지는 사이, 달러값(원-달러 환율)이 올랐기 때문이다. 24일 국내 금값은 1g에 4만815원으로 한달 전에 견줘 2.7% 내렸다.
키움증권 천정훈 분석가는 지난 23일치 보고서에서 독일 국채, 중국 주식에 이어 금이 2015년에 가장 적극적으로 팔아야 할 자산으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에서) 9월 금리인상이 단행될 경우 연내 2번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될 수 있다. 이 경우 금값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예상보다 일찍 온스당 1000달러가 붕괴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분석가는 미국의 소비 증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국 소비자 신뢰지수 상승은 주식의 매력을 높이고 금의 상대 매력을 떨어뜨리는데, 소비자신뢰지수의 추가 개선은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며 “주식에 견줘 금값의 약세 흐름이 점차 약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금리 인상 전까지는 달러 강세 지속으로 금 가격의 추세적 반등이 힘들겠지만, 금리 인상 이후엔 주식과 금값의 동반 상승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미영 정남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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