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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시민 2581명 쌈짓돈, 사회 혁신의 마중물 되다

등록 2015-07-19 20:49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6월 한달 동안 열린 ‘2015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에서 수상한 참가팀들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상식
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공
6월 한달 동안 열린 ‘2015 사회적기업 크라우드펀딩 대회’ 에서 수상한 참가팀들이 2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시상식 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제공
#1. 지능평가지수가 71~84 수준을 ‘경계선 지능’이라 부른다. 전국적으로 80만명, 한 반에 3~4명이 경계선 지능의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은 산만하고 행동이 미숙하며 학업 성취도가 낮은 ‘느린 학습자’들로 불리기도 한다. 비록 더디긴 하지만 상위 학습이 가능한데도, 학교·가정에서 방치되고 사회에 나가 잉여 인력으로 전락하기 쉽다. 치료와 교육이 필요하지만 정신지체 등 뚜렷한 장애가 아니어서 특수 교육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경기 구리의 담쟁이학습발달지원센터는 이 아이들이 학습 내용을 반복하고 숙달할 수 있도록 돕는 10주간의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투자를 제안했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192명이 473만원을 보탰다. 이 돈은 취약계층의 느린 학습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쓰여진다. 센터 쪽은 “돌봄이 부족한 취약계층의 느린 학습자들이 방치되지 않고 당당한 성인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게 궁극적으로 사회적 손실을 줄이는 길”이라고 밝혔다.

#2. 전국민 열 중 일곱은 대기업 프랜차이즈 빵집을 이용한다. 가장 큰 이유는 포인트 사용이 쉽고 편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동네 빵집들도 멤버십 시스템을 만들면 어떨까? 기존의 멤버십 서비스는 영세한 소상공인들에겐 적잖은 부담이다. 고가의 판매관리시스템(POS)에 연동해야 하고 피시 등 장비를 갖춰야 하며 월 사용료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라운드업’은 소상공인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는 ‘모두의 멤버십’ 플랫폼을 개발했다. 포스 연동이나 추가 장비 없이 인터넷 접속만으로 스마트폰 적립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회원 가입부터 멤버십 설정까지 3분이면 해결된다. 라운드업이 멤버십 플랫폼을 기반으로 ‘동네 빵집 살리기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모두 51명이 816만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은 모두의 멤버십 시스템의 마케팅 비용 등으로 쓰일 예정이다. 라운드업 관계자는 “빵집뿐 아니라 위기에 처한 수많은 소상공인에게 저렴하고 쉬운 멤버십 시스템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사회혁신 프로젝트 소액 기부·투자
‘경계선 지능’ 아이 학습 프로그램
동네 빵집 위한 멤버십 시스템 등
시민들 십시일반 1억6천만원 모여
“소셜 미션 마케팅 활성화돼야”

#3. 자영업자의 가장 큰 고민은 높은 상가 임대료다. 여러 사람이 가게 공간과 영업 시간을 나눠 쓰면 어떨까? 공유공간 플랫폼 ‘공공’은 여러 사람이 공유하는 ‘모두의 가게’를 준비중이다.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을 다수의 창업자가 분담하자는 게 기본 뼈대다. 예컨대 낮시간대 카페를 1~2명이 나눠 운영하고, 밤에는 다른 1~2명이 주점을 운영을 하는 식이다. 가게 밖 공간에는 지역 주민 등이 물건을 내다 팔 수 있는 프리마켓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업종을 다양화하고 창업 및 운영 비용을 분담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영업’을 추구하는 것이다. ‘모두의 가게’는 매출 유지를 위해 하루 종일 가게에 얽매여 정상적인 삶이 불가능한 자영업자의 현실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도 담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공공은 “창업을 한 열 중 일곱이 망하는 게 현실이다. 동네마다 ‘모두의 가게’가 여럿 생겨 자영업자들이 서로 상생하는 모델이 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모두의 가게’는 올해 안에 경기 용인에 1호점을 열 계획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지난달 주최한 ‘2015 사회적 기업 크라우드펀딩 경진대회’에서 1억원이 넘는 투자금이 모였다. 크라우드펀딩은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등으로 익명의 다수에게서 소액 투자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모델들이 불특정 다수의 시민들로부터 공감과 평가를 받는 과정이기도 하다. 기존 사회적 기업의 사업 모델을 포함해 창업 단계의 톡톡 튀는 프로젝트 등 87개 팀이 참가했다. 6월 한달 동안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한 결과 모두 2581명이 1억6천만원가량을 투자했다. 1인당 평균 투자액은 4만8천원이다. 87개 팀 가운데 21곳이 펀딩 목표액(300만원)을 달성했다. 진흥원 관계자는 “크라우드펀딩대회는 사회 혁신을 지향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자신감과 마케팅 경험을 얻고 시민들은 사회적 기업의 소셜 미션을 응원하고 서비스와 상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는, 삼키는 데 애로를 겪는 노인을 위한 먹거리 제품(복지유니온), 결혼식에 쓰이는 꽃과 음식 등을 지역에서 조달하는 마을 결혼식(대지를 위한 바느질), 미혼모와 한부모 여성, 에이즈 환자 등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한 사업 모델들이 호평을 받았다. 빈발하는 군내 사고를 줄이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병영 공감 디자인’(넷임팩트코리아)은 목표액의 2배를 웃도는 677만원을 모았다. 아프리카 아이들이 사용하기 쉬운 물통을 공급하는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백’(제니백) 등은 올해 들어 두번째 펀딩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대회에선 투자 금액과 투자자 수, 공감지수 등을 종합평가해 상위 11팀을 선정했다. 이들은 1390만원의 상금과 저리 대출 등의 추가 특전을 받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소셜 펀딩은 여전히 ‘기부형’이 대부분이다. 투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함께 사회적 기여라는 무형의 수익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회승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동향분석센터장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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