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츄럴엔도텍의 백수오 제품(왼쪽)과 국순당의 백세주. 한겨레 자료사진
아하! 그렇구나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국순당의 주력제품인 백세주 원료에서 ‘가짜 백수오’로 불리는 이엽우피소가 발견됐다고 지난 26일 밝히자, 국순당 주가는 하한가로 떨어졌다. 그런데 그 뒤 사흘 연속 반등하면서 식약처 발표 전보다 오히려 주가가 올랐다. 지난 4월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발견됐다고 소비자원이 밝힌 내츄럴엔도텍의 주가가 쉼없이 추락했던 것과는 다른 움직임이다. 왜 그럴까?
한국사회과학연구(SSK) 위험커뮤니케이션연구단 김원제 박사는 두 기업의 차이를 “위기관리라는 위험커뮤니케이션을 안 곳과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라고 분석했다. 위험커뮤니케이션은 개인과 집단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평가·극복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는 과정으로, 위험을 없애기 위해 소통(커뮤니케이션)하는 전략을 말한다. 기업에 대한 평가가 가장 빠르게 드러나는 주식시장에서 내츄럴엔도텍과 국순당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다른 건 초기 위기대응을 어떻게 했느냐의 차이에서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국순당은 식약처의 발표가 있던 날 바로 사과하고, 문제가 된 백세주를 전량 회수하기로 했다. 회수 물량이 100억원어치에 이른다니 큰 손실을 각오한 조처였다. 반면 내츄럴엔도텍은 소비자원의 발표가 있은 지 14일 만에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우리는 100% 백수오만 사용했다”며 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부인하다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에서도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자 그제야 잘못을 시인했다.
한 기업의 홍보담당자는 “내츄럴엔도텍의 초기 대응이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사실을 부인하고 피하려고 하기보다 비난을 받더라도 재빨리 인정하고 사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컨설팅업체인 에이치에스지(HSG)휴먼솔루션 최철규 대표는 “위기는 언제나 오기 마련인데 위기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기업의 명운을 가른다”며 “한번 신뢰를 잃으면 어떤 말을 해도 통하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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