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오르그 켈 유엔글로벌콤팩트(UNGC) 사무총장
[인터뷰] 유엔글로벌콤팩트 켈 사무총장
“지속가능발전과 사회책임을 위한 기업의 실천이 전 세계적으로 하나의 운동이 되고 있다.”
유엔글로벌콤팩트(UNGC)의 게오르그 켈(61) 사무총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한겨레>와 만나 “(지속가능발전과 사회책임 실천이) 기업에 단지 도덕적 차원이 아니라 경제이익을 위해서도 좋은 전략이다는 인식이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켈 총장은 또 반부패를 위한 김영란법 제정에 환영의 뜻을 밝히며, 과잉입법 논란에 대해 “글로벌사회 기준으로 보면 오히려 관대한 편”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콤팩트는 인권·노동·환경·반부패 등 기업의 4대 사회책임 실천을 위해 2000년에 만들어진 유엔 산하기구로, 전세계 145개국에서 1만2천여개의 기업·비영리기구가 참여하고 있다. 글로벌콤팩트는 19일 콘래드호텔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2015 지도자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주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기업의 참여’인데, 어떤 의미인가?
=올해는 빈곤과 질병 퇴치를 중심으로 한 ‘유엔 새천년개발목표’가 끝나고, 새 개발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가 설정된다. 9월 발표 예정인 지속가능발전목표는 전체 회원국들의 합의로 보편적 가치를 반영한 다양한 주제들이 담겼다. 한국 행사에서는 지속가능발전목표 의제에 대한 기업들의 적극 참여가 강조됐다.
-유엔은 2000년 뉴욕에서 열린 밀레니엄서미트에서 빈곤퇴치·교육·양성평등·질병·환경 등 8가지 목표를 담은 새천년개발목표에 합의하고 지난 15년간 실천해왔는데?
=큰 성과가 있었다. 특히 빈곤퇴치의 경우 기업 등 사적영역의 발전으로 큰 진전을 이뤘다. 하지만 여전히 유아 사망률, 임산부 건강 측면에서는 지속적 관심이 필요하다.
-이번주 ‘지속가능발전목표’에 관한 정부간 협상이 있었다. 최근 진행 상황은?
=그동안 건강·교육·양성평등·환경 등 17가지 목표가 제시됐다. 고무적인 것은 16번째 목표로 좋은 지배구조, 효율적 제도개혁이 처음 포함된 점이다.
-글로벌콤팩트 한국협회는 “기업이 변해야 사회가 변한다”고 강조하는데?
=기업도 장기적 이익을 위해서는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사회가 필요하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기업이 성공하려면 교육받은 인력, 상생경제, 환경친화적 사회기반이 필요하다. 따라서 기업으로서는 글로벌콤팩트가 제시하는 기후변화협약, 좋은 지배구조 구축, 사회 불평등과 청년실업 해소 등의 주제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국은 매우 빠르고 독특한 성장을 경험해, 동-서와 과거-미래 간에 가교 구실을 할 수 있다.
-한국은 최근 공직자·기자·교원은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본인이나 배우자가 1회 100만원(연 300만원)을 넘는 금품 ·향응을 받으면 처벌받는 김영란법이 제정됐다. 일부에선 과잉입법 주장도 있는데?
=공공기관-기업 간에 금품과 특혜를 주고받는 행위는 엄히 제한돼야 한다. 국민 권익보호라는 공공기관의 구실과 기업의 이익추구가 항상 일치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또 사건이 일어나면 투명한 처리가 중요하다. 과잉입법 논란이 있다고 하는데, 처벌기준이 오히려 너무 높다. 우리는 제로다. 반부패에는 무관용이 세계적 추세다.
-글로벌콤팩트에 가입한 한국 기업과 기관이 281개인데, 아직 삼성 등 대표기업들은 참여를 안 하고 있다.
=사회책임이 기업에 중요한 가치라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이 주어야 한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하고 탄소거래제를 도입하는 등의 정책 노력도 중요하다. 투자자들도 사회책임을 이행하는 기업에 우선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글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사진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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